[오!쎈人] '84일 만의 7승' 레일리, 공격적 투구로 씻어낸 불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30 21: 53

공격적인 투구가 브룩스 레일리(28·롯데)의 불운을 씻겨내려가게 만들었다.
레일리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2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7승에 성공했다. 팀은 8-4로 승리를 거두면서 레일리는 무려 84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레일리의 올시즌 전반기와 후반기는 '극과 극'이었다. 전반기 18경기 6승5패 평균자책점 3.50로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후반기 6경기 3패 평균자책점 6.47로 극도의 부진에 휩싸였다. 

부진하기도 했고, 타선 지원도 부족하면서 불운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이스라고 부르기엔 어딘가 부족했다. 레일리가 승리 투수가 된 경기는 지난 6월7일 인천 SK전(7이닝 5실점)이 마지막이었다. 불운과 부진이 겹치면서 83일 동안 승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날 레일리는 절치부심한 듯 후반기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공격적이었던 투구 내용이 돋보였다. 모처럼 초반부터 제구가 잡히면서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으면서 LG 타자들을 맞춰서 잡았고, 또 삼진으로 솎아냈다.
3회 1사까지 7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처리하며 순조로운 피칭을 이어갔다. 비록 4회초 2사후 LG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4회까지 투구수는 45개였고, 볼은 9개에 불과할 정도로 공격적으로 밀어붙혔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81%(27명 중 22명)였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24개)은 타자들의 방망이에 빗맞으면서 내야 땅볼이 됐고, 커브(12개)와 슬라이더(13개)는 날카롭게 꺾여들어가면서 헛스윙을 유도했다. 여기에 이날은 체인지업(19개) 컨디션까지 좋았다.
공격적인 투구가 결국 안정감을 가져다 준 셈이다. 7회까지 이닝을 소화한 레일리의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 66개, 볼 22개였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에서 보듯 레일리는 공격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효율적으로 버텼다. 
5회부터는 매 이닝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매번 위기를 극복해내는 에이스 다운 투구를 펼쳤다. 5회 무사 1,2루 위기에서는 유강남을 병살타로 유도해 위기를 극복했고, 6회에는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정성훈-히메네스-채은성의 중심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유도해내며 위기를 넘겼다. 7회 무사 2루의 실점 위기에서도 레일리는 흔들리지 않고 실점을 막았다. 
위기에서도 레일리는 여전히 공격적이었고, 투구 리듬을 짧게 가져가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기 들어서 순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는데 이날 만큼은 그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았다. 
타선도 3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뽑아내며 조금씩 점수를 벌렸고 8점을 지원해줬다. 레일리의 투구때 모처럼 타선까지 조화를 이뤘다. 8회부터 불펜진이 다소 난조를 보였지만 경기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롯데와 레일리 모두 승리를 챙겼다. 레일리는 13경기, 84일 만에 시즌 7승을 거뒀고 롯데는 3연패를 끊어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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