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복귀 신고식이었다. 두산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30)가 1군 복귀전부터 홈런 2개 포함 5타점으로 폭발하며 두산 승리를 견인했다.
에반스는 30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일 잠실 LG전에서 임찬규의 공에 맞은 에반스는 13일 뒤늦게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왼쪽 견갑골에 실금이 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에반스는 재활과 2군 경기를 거쳐 17일 만에 복귀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에반스의 방망이는 1회 첫 타석부터 무섭게 터졌다. 1-2로 뒤진 1회말 2사 2·3루 찬스. 에반스는 한화 선발 이태양과 승부에서 5구째 바깥쪽으로 들어온 140km 직구를 힘껏 밀어 쳤다. 배트 끝에 맞았지만 힘이 제대로 실린 타구는 쭉쭉 뻗어가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20호 홈런. 시즌 100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에반스의 홈런이 복귀 첫 타석부터 만들어지며 두산이 4-2로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에서 외국인 타자가 20홈런 이상 터뜨린 것은 지난 2002년 타이론 우즈(25개) 이후 14년 만이었다. 아울러 전 구단 상대 홈런까지 세웠는데 팀 시즌 3번째이자 리그 11번째 기록이었다.
3회 1사 1루에선 이태양의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빼앗기며 3루 땅볼을 쳤고, 5-4-3 병살로 연결돼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4-4 동점으로 맞선 6회 에반스의 배트가 다시 한 번 터졌다. 이번에도 상대는 이태양으로, 스리볼 노스트라이크에서 과감한 스윙 한 번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태양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4구째 137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왔고, 에반스의 배트가 번개처럼 돌았다. 맞는 순간 높게 뜬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로 시즌 21호 홈런. 두산의 7-4 승리를 이끈 결승 투런포로 2홈런 5타점 경기를 펼쳤다.
에반스의 멀티홈런은 지난 6월14일 광주 KIA전 이후 시즌 두 번째이며 개인 최다 5타점 경기는 3번째. 멀티홈런과 5타점을 동시에 한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1군 복귀와 함께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인식시킨 에반스다. /waw@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