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金' 박인비, "인간 박인비로 끊임없이 고민할 것"(일문일답)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8.29 12: 50

 
2016 리우올림픽 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8, KB금융그룹)가 손가락 통증을 참아내며 경기에 나섰다.
박인비는 2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박인비 프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경기 중에는 통증이 진짜 아플 때도 집중을 하게 되면 안느껴졌다. 방에 가면 통증이 느껴졌지만 진통제나 소염제 처방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장에 왼손을 깁스한 채 나타난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전부터 왼손엄지손가락 통증으로 출전 여부를 고민해야 했다. "사실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다"고 털어놓은 박인비는 "스스로 100% 컨디션이라고 생각 안했고 언제 어떻게 또 아플지 몰라 결정내리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인비는 지난 10년간의 박인비 골프에 대해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게 목표였다"면서도 은퇴까지 추구하고 싶은 골프에 대해 "매 번 발전해야 하는 계기를 찾아야 한다"면서 선수가 아니라도 인간 박인비로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비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강원도 여행 중 골프를 모르는 할머니들의 축하 인사를 받았다고 전하며 "골프 복장도 아니고 사복이었는데 알아보시더라. 어린 아이나 골프 안치는 분까지 영향이 간 부분이 바로 올림픽의 힘인가 생각했다. 저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골프가 좀더 편하게 봐주게 됐다고 본다. 골프 선수로서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는 좋은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인비와 일문일답. 
▲손가락 상태는
-올림픽에서 느끼기에는 통증이 잡혔다고 생각했다. 완치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통증없이 경기하고 싶다 말씀드리니 3주 정도 깁스해야 한다 말씀하셨다. 최대한 움직이지 말라고 하셨다.
▲ 9월 열리는 에비앙 대회 출전은
-에비앙 챔피언십은 참가하기 쉽지 않다. 사실 가장 나가고 싶었던 대회였다.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고 무리해서 나가려고 했지만 앞으로를 위해 몸에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팀과 상의한 결과 안나가기로 결정했다. 3주 깁스하고 3주 재활을 해야 한다. 대회 출전은 인대상태가 호전되면 이후 최종 결정할 것이다. 
▲ 세리 키즈였지만 이제 인비 키즈 주인공이 됐다. 포상금 등은 어디에 쓸 것인가.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힘이 됐다. 어린 아이, 젊은 층 친구들이 올림픽을 봤다고 말해 올림픽 통해 팬층이 다양해졌고 골프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한다. 내가 박세리 프로에게 영감을 받았듯이 나를 보고 젊은 선수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내 힘으로 할 수 없었던 부분이 많았다. 국민들의 많은 응원에 힘입어 이렇게 좋은 자리 설 수 있었다. 포상금은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 양궁 4종목 싹쓸이로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바람과 싸운다는 점에서 양궁과 골프는 많이 닮아 있는 스포츠다. TV 중계로 보면서 양궁도 최고지만 골프도 최고라는 것을 입증해 보이고 싶었다.
▲ 남은 시즌 계획은. 현재 LPGA 판도에 대해 말해달라.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부상 경과를 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LPGA가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어 재활 치료를 마치고 몇개 대회를 참가할지는 모른다. 몇 대회 남아 있지 않은 만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해는 완치하는데 힘을 쓸 예정이다. 기회된다면 1~2개 대회 정도 나가는 것도 좋은 생각이 될 수 있다.
올시즌은 젊은 층들이 많이 발전한 해로 기억된다.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이 그랬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젊은층은 더 강세를 보일 것 같다. 하지만 제 나이 또래 등 아직 층이 단단해 언제든 우승 기회를 갖고 있다. 젊은층 기세를 꺾기가 쉽지 않겠지만 나이와 큰 상관없는 스포츠가 골프다.
▲ 귀국 후 어떤 시간 보냈나.
-지난 주말 가족들과 경포대에 다녀왔다. 그 전에도 계속 바빴는데 뭘로 바빴는지 기억이 안난다. 병원도 다녀왔고. 앞으로도 당분간 바쁠 것 같다. 몸치료 신경쓰면서 그동안 감사했던 분에게 인사하며 좋은 시간 보내고 싶다.
▲ '박인비 같은 멘탈을 배우라'는 말을 자주 한다. 자신이 생각할 때 골프 선수로서 어느 정도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강점은.
-골프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한가지에 집중하면 주변이 잘 안보인다. 가족들이 주변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단점이지만 골프에서는 장점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집중하는 것이 항상 나오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 대회라든가, 긴장을 많이 했다든가 할 때 많이 나온다. 매 대회 그런 느낌 가지고 싶은데 쉽지 않다. 이번 올림픽에는 4라운드 내내 많이 집중했다. 매 라운드마다 에너지가 엄청 고갈되는 느낌이었다. 어떤 메이저 대회보다 힘들었다. 매 라운드 18홀 걸어내려올 때마다 '코스 안에서 다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실수했던 샷도 있고 보기도 범했지만 '후회 없는 라운드를 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골프선수로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도 든다. 금메달도 큰 선물이지만 내 자신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던 올림픽이었다. 
▲ 정신력, 테크닉, 창의력 3가지 요소 중 어느 것이 더 필요한가.
-정신력은 50%, 샷 테크닉은 35%, 창의력 15%라고 생각한다. 정신력이 돼줘야 연습이나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알 수 있다. 테크닉 안되면 정신력도 떨어진다. 정신력과 테크닉은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다. 창의력은 밋밋한 코스도 있기 때문에 바로바로 치면 되기도 한다. 이번 올림픽은 창의력이 많이 요구됐다. 특히 그린 주변이 그랬다. 그린 미스했을 때 뛰어난 샷 많이 안통하는 코스였다. 거의 쓰지 않았던 46, 56도 웻지도 썼다. 연습으로 대비를 많이 해놓았더니 세컨드샷을 칠 때 오히려 더 편하게 쳐졌다. 
▲ 금메달 리스트의 경우 동기부여가 안되는 경우 많은데. 다음 목표는. 
-이번에 정말 올림피언이 된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알겠더라. 다음 목표는 다른 어떤 대회보다는 메이저 대회에서 승수 쌓는게 개인적으로 욕심이 난다. 메이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올림픽 경험해보니 2020년 금메달을 지키는 것도 목표가 될 듯 하다. 내년엔 메이저 대회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무엇보다 실력이나 메이저 트로피도 중요하지만 많은 선수들에게 모범적이고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세리모니는 나름대로 크게 한 세리모니다. 사실 한 것도 몰랐다 자연스럽게 나온 동작이다. 그 때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던 동작이었던 것 같다. 
▲ 박세리 감독과 한 소감은.
-대회 전부터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이 많아 말씀드렸다. 박 감독님이 격려의 말 많이 해주셨고 끝나고도 누구보다 좋아해주셔서 나도 좋았다. 그동안 우러러 봤던 분과 금메달을 함께 일궈내서 특별한 운명을 타고 났다는 생각을 했다. 궁합이나 운대도 잘 맞았던 것 같다. 
▲ 올림픽 금 깨물었을 때 맛이나 느낌은.
-116년만에 골프가 채택된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다. 게다가 올림픽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죽고 나서도 히스토리 북에 내 이름이 남는 것 아닌가. 의미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영감을 주는데 있어 금메달은 의미가 다른 것 같다. 제 금메달을 떠나서 국민 모두의 금이라 생각이라 생각한다. 트로피는 입맞춤 하는데 금은 깨물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무게가 굉장해서 놀랐다. 깨물었을 때 그동안 대회 순간 스쳐지나갔다. 트로피 입맛춤 했을 때와 감정은 비슷했다. 
▲ 어떤 가정 이룰까. 어떤 엄마 혹은 아내가 될 것인가. 
-선수생활 동안 남편으로부터 내조를 받고 있다. 나중에 골프 선수에서 은퇴하면 남편이 한 것 이상으로 잘해주고 싶다. 뭘하든 전폭적인 지지 해주고 싶다. 그래서 보답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2세 계획은 지금은 없다. 엄마가 되고 싶다는 부분은 확실하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골프 하는 것이 즐겁다. 지금은 골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골프 선수 동안은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아이의 어린 시절을 놓치고 싶지 않다. 아이를 떼내고 투어에 가고 싶지 않다. 100% 아이에게 시간 줄 수 있을 때 아이를  갖고 싶다. 구체적인 2세 계획은 없지만 딸이든 아들이든 골프를 좋아하면 꼭 시키자고 이야기했다. 둘다 전문가인 만큼 다른 것 하는 것보다는 빨리 안내해줄 수 있지 않을까. 태어나지도 않은 애기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할 문제는 아닌 듯 하다.
▲ 메이저 15승을 패티 버그(미국)의 기록을 염두에 두고 있나.(박인비는 7승)
-염두에 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위대한 업적이 메이저 승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메이저에 강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매 대회 집중하면 좋지만 힘들기 때문에 한군데 모으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메이저 집중해서 집중력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이번 부상을 겪으면서 계속 몸을 혹사 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 해 메이저 3승도 가능하다는 것도 느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으로 메이저 대회에 출전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도전할 것이 남아있고 그래서 올해 에비앙 대회에 못나가 아쉽다. 그러나 에비앙 숙제를 마지막에 남겨 앞으로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하다. 
▲ 은퇴 뒤 계획은.
-내가 선수생활을 계속 하는 것이 지금은 골프 업계나 스포츠 업계 모든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둔 것 없지만 스포츠, 골프 관련 일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런 기회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볼 것이다.
▲ 올림픽 출전 전 고민했다고 아는데 출전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제주 삼다수대회 성적 이유는.
-올림픽 출전 계기에는 사실 포기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다. 100% 컨디션이라고 생각 안했고 언제 또 어떻게 아플지 몰라 결정내리기 힘들었다. 그러나 116년만의 골프였고 또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컨디션이 안좋다고 해서 포기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도 맞지 않은 것 같았다. 다른 나라 올림피언 보면서 저 선수는 어떤 마음가짐일까 생각했다. 자기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해보는 열정과 노력에 영감 주게 되고 그런 자리가 올림픽 대표팀 아닐까. 사소한 부상과 마음 속 두려움 때문에 포기한다면 올림픽 포기하는 것뿐 아니라 내 골프 인생도 포기한다는 느낌이었다. 내 자신에게 패배자가 되기 싫었다. 주변에서 많이 나갈 수 있게 용기를 줬다. 남편과 부모님께서 해볼 건 다 해보라고 격려해줬다. 
삼다수대회는 그 전 4주 정도 훈련한 스윙 테스트를 하는 첫 자리였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다. 훈련 성과는 마음에 들었지만. 첫 대회장에서 어떤 샷이 나올지 몰라서였다. 대비책을 세워야 했던 대회였다. 다행히 우려했던 부분은 나오지 않았다. 내 스윙을 했고 경기 내용 적인 면에서 후회가 없다.
다만 결과가 안좋아 내 자신에게 많이 물어봐야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물어날 곳 없다고 생각했다. 사흘 시간이 있었는데 고민보다는 여기서 뭘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어떻게 해야 올림픽에서 그런 샷이 안나올까 연구를 했다. 브라질에서는 닷새 정도 연습하고 연습라운드 하면서 상태가 좋아졌다. 실전에서 샷이 나와줬고 원하던 모든 것이 박자가 맞아 떨어졌다. 첫 라운드를 잘 친 것이 좋은 계기가 됐다. 
▲ 깁스한 손 보고 놀랐다. 통증은 어떻게 이겨냈나. 언제 우승 확신했나.
-올림픽 중에는 진짜 아플 때도 안느껴졌지만 방에 가면 느껴졌다. 진통제나 소염제를 처방 받을 수는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우선 약 먹는 것 자체를 안좋아한다. 몸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되거나 쳐지게 하는 것이 있으면 안한다. 테이핑이나 약도 안했다. 고통 자체는 어느 정도 감수한 부분이 있다. 아파도 이런 스윙 하자는 의지가 있었다. 의사선생님이 손가락을 고정하자고 했지만 올림픽 동안 할 수 없으니 끝나고 하자고 했다. 현재로는 손을 안쓰는게 제일 좋다. 깁스가 전체적으로 커보이지만 엄지손가락만 고정하면 된다. 다른 손가락은 괜찮다.
다른 대회 같으면 9홀 정도 끝나면 우승을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17번홀이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 놓칠 수 없게 됐다. 이번에는 정말 막중한 무게감과 책임감 느껴져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신중하려고 노력했고 풀어지려는 순간순간마다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1~2타 잃게 된다거나 다른 선수가 1~2타 따라온다 등 모든 일에 대비하고 있으니 일이 닥쳐도 당황스럽지 않더라. 
▲ 올림픽은 숏게임도 중요하지만 롱게임도 중요했다. 바람 속 롱게임 부담안됐나.
-가장 우려한 것이 바람이었다. 바람이 불면 정상적인 스윙을 할 수 없어 조금 우려했던 샷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나흘 중 사흘은 바람이 거의 안불었다. 운이 좋았다. 그래서 바람 부는 날에도 잘 넘겼다.
이번 대회에 앞서 부상 때문에 나도 모르게 스윙이 작아졌다. 동작들이 조금 전문적 용어로 '온몸이 골프를 하고 있지 않았다. 영혼 없이 스윙한다'는 말 하더라. 온몸이 골프로 변신할 수 있도록 작아진 동작을 늘렸다. 이는 수많은 반복 연습을 해야 가능한 부분이었다. 옳은 타이밍에 옳은 사람을 만났다. 모든 부분이 운명처럼 이어졌다. 
▲ 숙소생활이 화제였는데 알려진 것 외에 에피소드는.
-나는 대회 기간 중 따로 남편과 생활과 생활했지만 식사는 계속 같이 했다. 하루는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일이 있었다. 8명 정도가 30분 정도 갇혀 있었다. 소방서까지 출동했다. 처음 갇혀서 무서운 것도 있었지만 덜컹하면서 한층이 떨어지기도 했다. 다들 놀랐지만 오히려 올림픽 전에 액땜이라고 좋은 일 있겠다고 말했다. 연습 때 홀인원도 좋은 길조였다. 홀인원도 기뻤지만 샷이 잘 됐기 때문에 홀인원이 된 것이라고 봤다. 연습 때 만족스런 부분 많았던 것 같다. 
▲ 퍼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이었나. 퍼팅 기법 달라졌나.
-달라진 건 없다. 온몸이 골프가 되면 온몸이 퍼트가 된다. 퍼팅 스트로크는 올시즌 내내 좋았다. 좀더 느낌있게 백스윙하고 팔로우해야 한다. 계속 연습하다보니 그런 느낌이 살아나더라. 그린 스피드도 나와 잘 맞았다.
퍼팅 어드레스 때는 눈은 공을 보고 있지만 막상 공이 안보인다. 무의식 상태에서 치는 것 같다. 집중하고 있다보면 그렇다. 친구가 '공을 보고 쳐 채를 보고 쳐'라고 물어는데 막상 할 때는 보이지 않는다. 집중력을 가지면 좋은 퍼트와 거리 나오는 것 같다. 
▲ 박근혜 대통령과 어떤 얘기했나. 청와대 방문 에피소드 있나.
-같은 올림픽 출전 선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다른 종목 선수와 각 종목의 특성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TV로 보던 선수를 가까이 만나서 좋았다. 운동선수라서 통하는 면이 있었다. 쉽고 편하게 이야기했다. 박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영광이었다. 박 대통령께서 수고한 대표팀을 격려했고 국민에게 많은 희망줬다고 말씀하셨다. 청와대에서 한 번 더 서로 축하해줄 수 있었던 자리였고 서로 사진도 찍고 즐거웠다. 
▲ 가정을 꾸리면 은퇴한 아니카 소렌스탐쪽이 될까, 아니면 아이를 데리고 투어에 나오는 줄리 잉스터쪽이 될까
-당연히 아니카 소렌스탐 쪽일 듯 하다. 아이에게 100% 쏟고 싶다. 어떤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다. 어떻게 커갈지 보고 싶다. 지금은 당장 생각이 없어. 언제 어떻게 그런 가정 꾸리고 싶을지 상상이 안된다. 아니카의 책을 읽어 봤다. '어느 순간 연습장에 섰는데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그 해 은퇴를 발표했다. 나 역시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모른다. 그 때까지는 계속 이어가고 싶다. 내가 준비됐을 때 하고 싶다. 주변에서 말한 대로 목표가 이뤄져 놀라워한다. 그래서 충분히 내가 원할 때는 새로운 삶을 향해 나갈 준비 됐다고 생각해. 차차 살아가면서 생각하겠다.
▲ 출전 대회 수 줄인다든가. 일정에 영향을 미치나.
-지금까지 10년 동안 많은 대회를 뛰어왔다. 보통 선수보다 대회에 많이 나갔다. 그러면서 모멘텀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만성적인 부상이 오는 것 같다. 더 오래 내가 원하는 선수 생활하려면 스케줄 관리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아무래도 몸 상태도 봐야 하지만 메이저에 집중하겠다. 이제 조금 몸을 돌봐 가면서 해야 하는 계기가 됐다. 
▲ 작년 챔피언스 트로피 대회 주장 때와 겹쳐 보였다
- 우선 작년 챔피언스 트로피 하면서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 됐다. 어떤 포맷을 할지, 아이디어도 내고 해서 애정도 많았다. 미국은 그런 팀 경기도 있는데. 한국은 많이 없다. 선수들이 선수생활 하는데 있어서 애정이나 우정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연말에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 있다는 것이 좋다. 만족스런 대회였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 때와 비슷하게 단합이 좋았다. 한국 선수들 태극마크 달면 단합 잘되고 초인적 힘도 발휘하게 된다. 개인 경기였지만 서로 진심으로 메달을 따길 바랐다. 다른 대회와는 달랐던 대회였다. 2020년에는 팀 경기도 있고 개인 경기도 있었으면 한다. 메달수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올림픽 아니라도 국내에서 그런 대회 많아졌으면 한다.
▲ 10년 박인비의 골프는 무엇이었나. 은퇴까지 어떤 골프 추구하고 싶나.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게 목표였다. 이번 시즌에는 목표의식이 강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제외하고 제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계기가 없었다. 발전해야 하는 계기를 찾아야 선수생활 동안 안주하지 않는다. 올림픽 아니더라도 자신 안에서 찾아야 했다. 선수가 아니라도 인간 박인비로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골프선수를 하든 안하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지, 발전하는 사람으로 살아갈지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letmeout@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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