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수확은 없지 않았다.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6타전에서 젊은 투수들이 역투를 펼치며 노히트 행진을 이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는데다 마지막 불펜이 무너지며 0-9로 무릎을 꿇었다. 5할 승률을 앞에 두고 다시-2개로 밀려났다. 그래도 졌지만 수확이 있었다.
기대주 김윤동이 올들의 최고의 투구를 했다. 5회까지 4사구 4개만 내주고 무안타에 탈삼진 6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5회초 4사구 3개를 허용하고 만루에 몰렸지만 2사후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상대 마운드에는 13승 투수 장원준이 버티고 있었다. 장원준도 KIA 타선을 압도하며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지만 김윤동도 밀리지 않았다. 앞선 23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11실점의 부진을 깨끗히 씻어내며 팽팽한 영의 대결이 펼쳤다.
6회는 한승혁이 바통을 이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제구력이 자주 흔들렸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오재원, 민병헌, 김재환을 상대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연신 뿌리며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다. 힘있고 강력한 직구에 두산 방망이가 헛돌았다.
좌완 심동섭도 마찬가지였다.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오재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국해성과 류지혁은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전광판에 7번째 영의 숫자를 새겼다. 8월 25일 복귀해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안정감이 돋보였다.
강력한 두산 타선을 상대로 김윤동 한승혁 심동섭은 모두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부진과 슬럼프에 빠진 이들이 모처럼 압권의 투구를 펼치자 팬들도 많은 박수를 보냈다. 앞으로 펼쳐지는 순위경쟁에서 활약의 희망을 안겨준 투구였다.
타선은 두산 장원준의 벽에 막혔고 결국 불펜이 8회 무너졌다. 네 번째 투수 김광수가 등판했으나 1사후 대타 최주환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고 박건우의 빗맞은 안타에 이어 소방수 임창용이 오재원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어 김재환에게 중월 스리런을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두 베테랑이 호투를 잇지 못했다. 게다가 한기주와 곽정철이 9회 5실점했다. 형들의 부진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