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무패가도를 달리던 전북 현대가 상승궤도에 올랐던 FC서울을 제물로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전북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 원정 경기서 레오나르도의 2골 활약에 힘입어 서울을 3-1로 완파했다.
전북(승점 62)은 개막 후 28경기(17승 11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2위 서울(승점 49)은 리그 5연승을 마감하며 전북과 격차가 벌어졌다.
전북은 이날 경기 전까지 27경기(16승 11무) 무패가도를 구가 중이었다. 꿈만 같던 리그 무패우승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최대난적인 서울을 만났다.
서울은 최근 리그 5연승을 달리며 전북을 위협하는 유일한 대항마였다. ACL을 포함해 6연승을 구가 중이던 서울 원정길은 최강 전북에도 분명 큰 부담이었다.
전북의 무패행진이 이어지는 덴 다 이유가 있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전 "라이벌전이나 1, 2위 팀 간의 대결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2연패를 했던 2014년과 2015년에도 이런 팀들을 상대로 많이 이긴 기억이 있다. 꼭 잡아야 하는 경기를 잡았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기분 좋은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러면서 "올 시즌도 제주 원정 등 어려운 경기를 이겨오면서 스스로 힘이 생기면서 무패의 분위기가 안 깨졌다"면서 "선수들에게 '무패행진의 부담에서 벗어나 편하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전북의 최대 힘은 더블스쿼드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신욱, 이종호, 김보경 등이 가세하면서 역대급 스쿼드를 갖췄다. 최강희 감독은 뛰는 선수들과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는 선수들을 적절히 마인드 컨트롤했다.
최 감독은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들이 불평, 불만 없이 희생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지만 수장의 리더십은 조용히 빛을 발했다.
20세 미드필더 장윤호는 이날 이호의 빈 자리를 메웠다. 그는 전반 3분 행운의 선제골을 기록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쉴 새 없이 뛰었다. 이동국의 자리를 대신한 김신욱도 전방에서 바지런히 움직였다. 서울의 수비진이 그에게 쏠린 사이 레오나르도 등 동료들에게 좋은 찬스가 생겼다. 에두는 후반 39분, 이종호는 후반 44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선발로 나서도 이상할 것 없는 이들이지만 조용히 동료들을 뒷받침했다.
전북의 무패행진 힘은 단순히 더블 스쿼드가 아니었다. 그 안엔 보이지 않는 수장의 안성맞춤 리더십과 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있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