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노히트였다.
KIA 무명의 우완투수 김윤동이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5이닝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여 4개의 사사구를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깜짝투를 선보인 것이다. 0-0의 팽팽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내려가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희망을 안겨준 세 번째 선발등판이었다.
애당초 선발투수로 내정된 홍건희의 컨디션이 여의치 않아 대신 등판했지만 1회초부터 반전의 호투였다. 박건우와 오재원을 내야땅볼로 유도했고 민병헌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으로 잡았다. 2회도 거포 김재환을 1루 땅볼로 유도했고 2사후 국해성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재호를 3루 땅볼로 잡았다.
3회도 허경민은 3루 땅볼로 처리했고 박세혁과 박건우는 연속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까지 외야로 뜬공을 보낸 것은 2회 1사후 오재일의 타구였다. 5개는 내야땅볼이었다. 그만큼 직구의 힘이 좋았고 타자의 무릎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변화구도 나무랄데가 없었다.
타순이 한바퀴 돌았다. 상대타자들이 볼을 익히고 슬슬 공략법이 나올 시점이다. 그런데도 김윤동의 볼은 위력이 넘쳤다. 4회는 오재원 투수 땅볼로 잡더니 민병헌은 스플리터형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 김재환은 147km짜리 강속구로 돌려세웠다. 4이닝 연속 노히트였다.
5회 고비가 왔다. 선두 오재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국해성을 3구삼진으로 잡았지만 김재호의 몸(왼쪽 손등)을 맞혔다. 허경민의 잘맞은 타구를 김주찬이 호수비로 차단했으나 박세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위기에 몰렸다. 최대위기였지만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영의 행진을 이었다.
6회부터는 한승혁에게 바통을 넘기고 최고의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87개. 최고 148km짜리 직구를 위주(53개)로 슬라이더가 예리했고 포크볼과 커브, 체인지업까지 던졌다. 사사구 4개가 티끌이었지만 시즌 초반의 안정된 투구밸런스를 되찾는 투구였다.
김윤동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의 주인공이었다. 뛰어난 볼끝을 앞세워 실전에서 호투를 펼쳤다. 당당히 개막엔트리에 이름을 넣었다. 4월 한 달동안 불펜에서 듬직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4월 26일 한화전 등판 이후 옆구리에 통증을 일으켜 이탈했고 7월에야 1군에 올라왔다.
장기간의 이탈 후유증으로 9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응급 선발투수로 발탁해 2번 마운드에 올랐지만 역시 부진했다. 지난 23일 NC와의 마산경기에서는 난타를 당하며 5이닝 10안타(3홈런) 11실점했다. 그 날의 굴욕을 멋지게 되갚은 경기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