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언프리티3' 사용법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8.28 13: 25

 Mnet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이하 언프리티) 만큼 논란이 되는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이번 ‘언프리티’ 시즌3도 또 다시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착하면 재미없다고, 나쁘면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따져 묻는다. 그렇지만 래퍼들의 신경전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힙합 신이란 게 원래 불친절하고, 노골적이고, 요란하다. 힙합에서 벌어지는 디스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이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힙합 안에서는 원래 의심할 여지없이 가열차게, 크고 작은 이슈들이 ‘씹힌다’. 예를 들면 경연을 앞두고 너무 자주 운다거나, 예쁜 척을 한다거나, 아니면 실력이 없는데 있는 척한다거나, 혹은 그녀의 과거사라든지. 해외에서도 래퍼들의 디스전은 토론의 방식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이다.
겉으로 들어난 래퍼들의 화려함과 달리 실제로 ‘언프리티3’의 경쟁은 여전히 진지하다. 여러 래퍼들이 경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가사를 빨리 쓰고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것에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우승을 위해 상대 뮤지션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것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목표한 바를 향해 나가겠다는 선전포고다.

현재 시즌3에서는 육지담과 제이니, 자이언트핑크와 나다, 미료·하주연과 유나킴이 매우 팽팽한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기 불편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심장 쫄깃한 재미가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시즌1~2의 래퍼들에 비해 실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는 래퍼 본인이 극복해야할 문제다. 앞으로 여러 대전이 남아있으니 기대해볼만 하겠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편집방식을 놓고 겉으로 드러난 것에 비해 한층 갈등이 강조돼 있다고 비판한다. 이렇듯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당분간 프로그램의 세력을 이어가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부정적인 목소리를 피해갈 수 있을 만큼 감각적인 프로듀싱과 실력을 지닌 래퍼들이 존재해서다.
사실 ‘언프리티’의 논란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논란거리가 가득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또 다르게 해석하면 래퍼들의 피 튀기는 대결이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언프리티’는 우리나라 힙합 신의 뜨거운 감자임에는 틀림없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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