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최근 상승세를 반영하듯 공수에서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쳤다. 상대 수비 실수를 물고 늘어지고, 반대로 수비에선 단단한 모습을 유지하며 3연승을 달성했다.
LG는 27일 잠실 kt전에서 4-2로 승리, 5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SK가 한화에 크게 지고 있는 가운데,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LG는 SK를 제치고 5위로 올라가게 된다.
그야말로 집중력의 차이가 승패를 갈랐다. LG 내야진이 경기 내내 호수비를 반복한 것과 반대로 kt는 유격수 심우준의 에러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LG가 외야진에서 내야진으로 이어지는 절묘한 릴레이로 상대 득점을 저지한 반면, kt는 잘못된 판단과 함께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3회말이었다. 0-1로 끌려가던 LG는 첫 타자 정주현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김용의가 투수 땅볼, 1-6-3 병살타로 그대로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가는 듯했다. 하지만 심우준이 투수 로위의 평범한 송구를 놓치며 무사 1, 2루가 됐다. kt는 허무하게 위기에 놓였고, LG는 쉽게 얻은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천웅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박용택이 로위의 147km 패스트볼에 우월 스리런포를 작렬, 3-1 역전을 이끌었다.
LG의 추가점도 kt의 실책에 의해 나왔다. LG는 6회말 히메네스가 유격수 땅볼성 타구를 쳤는데 다시 심우준이 에러를 범했다. 히메네스는 타구가 외야로 향하는 사이 2루까지 내달렸다. 무사 2루가 됐고, kt는 또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다. 히메네스의 1루 공과를 체크하기 위해 로위가 1루에 송구했는데, 이미 로위는 셋포지션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주자가 없는 베이스에 송구하면서 보크가 선언됐고, LG는 1사 3루 찬스를 얻었다. 찬스서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을 치면서 히메네스가 득점, 4-1이 됐다.
kt의 공격이었던 8회초에도 양 팀의 명암은 엇갈렸다. kt는 하준호의 우전안타와 이진영의 적시 2루타로 2-4로 LG를 추격했다. 그런데 1사 2루에서 실책성 주루플레이가 나와 흐름이 끊겼다. 박경수가 중전안타를 쳤고, kt 박계원 3루 코치는 2루 주자 이진영을 홈까지 돌렸다. 그러자 LG는 안익훈-오지환-유강남으로 이어지는 절묘한 릴레이로 홈에서 이진영을 태그아웃 시켰다. kt는 득점 없이 2사 2루가 됐고, 결국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선 LG와 kt 모두 하위권에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되며 LG는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반면 kt는 전반기와 비슷한 후반기를 보내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후반기 양 팀의 기량이 그대로 반영된 이날 잠실구장 경기였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