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 7이닝 무실점’ 데뷔 최고 피칭
선발 기회...볼 줄이고 비상 노린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고 싶다”
kt 위즈 좌완 투수 정성곤(20)이 최근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정성곤은 지난 시즌 막판 2승을 따내며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부진했다. 이후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다. 25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조범현 감독은 26일 수원 SK전에 앞서 “정성곤은 제구와 완급 조절이 좋아졌다”면서 “정대현 자리에 계속 선발로 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호투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은 것이다. kt는 올 시즌 내내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고전했다. 그러나 최근 선발 투수들이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라이언 피어밴드, 트래비스 밴와트, 그리고 유일한 토종은 정성곤이었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정성곤은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했다. 프로 데뷔 후 최다 이닝(7이닝) 타이, 최다 탈삼진(6개) 등을 모두 기록했다. 상대 선발 투수가 에이스 메릴 켈리(SK)였기에 호투가 더 빛났다. 정성곤은 26일 경기에 앞서 “느낌이 좋았다. 오랜만에 선발 등판이라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중간에서 길게 던지면서 부담이 없어졌다.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정성곤은 시범경기까지 안정감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정규 시즌에 들어가니 흔들렸다. 볼넷도 다시 많아졌다. 개막 후 첫 5경기 선발에서 14⅔이닝을 던지면서 14사사구(12볼넷)를 내줬다. 거의 매 이닝 1개씩 볼넷을 허용한 셈이었다. 스스로도 “볼넷 비율이 낮아졌다.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초반보다 느낌이 좋다. 공이 잘 들어가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부진의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정성곤은 시즌 초를 떠올리면서 “안 좋은 부분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초반에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는 “2군에서 볼넷 줄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 차명석 코치님이 차분하게 던지라고 하셨다. 특히 주자가 있을 경우였는데, 올라가서 ‘침착하자’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생각을 다르게 가져가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마인드 컨트롤이 제대로 통한 셈이었다. 정성곤은 25일 선발 경기에서 볼넷 1개만을 내줬다. 이전 두 번의 롱릴리프 등판도 마찬가지였다. 7⅓이닝을 투구하면서 3사사구(2볼넷)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5개의 탈삼진을 잡아냈고 실점은 없었다. 앞으로 보완할 점에 대해선 “보니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낮았다. 그걸 높이고 싶다”라고 답했다.
지난 시즌도, 올 시즌도 시즌 막판만 되면 힘을 내고 있다. 시즌 시작부터 잘 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정성곤은 “이상하게 작년에도 8월에 첫 승을 했다. 이번에도 초반보다는 중간에 괜찮아졌다”면서 “항상 초반에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내년에도 꾸준히 선발로 뛰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