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28, 두산 베어스)이 두산 토종 거포의 역사를 썼다. 우타자 타이론 우즈의 42홈런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두산 좌타자의 한 시즌 최다 기록들은 상당부분 그의 이름으로 채울 수 있다.
김재환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팀이 8-0으로 앞서고 있던 2회말 1사에 박세웅을 상대로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30m로 측정된 이 타구는 김재환의 시즌 32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김재환은 두산 토종 타자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이전까지는 31홈런으로 심정수(1999), 김동주(2000)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으나, 이제 이 기록은 김재환의 차지가 됐다. 외국인 타자를 포함하면 우즈의 42홈런(1998)이 압도적이지만, 토종 타자만 놓고 보면 당분간 김재환 자신이 아니면 올해 그가 시즌 끝까지 쳐낼 홈런 수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팀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서도 김재환은 최소 3위를 바라볼 수 있다. 현재 두산의 한 시즌 최다 홈런 1~4위 기록은 모두 우즈의 차지다. 1998년 42홈런을 몰아친 그는 2000년 39홈런으로 40홈런에 근접했고, 1999년과 2001년에도 각각 34차례씩 페어 지역 담장을 넘겼다. 32홈런의 김재환은 현재 5위인데, 잔여경기에서 3홈런 정도는 어렵지 않다.
올해 김재환의 홈런-타점 페이스는 실로 놀랍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도 않았고, 4월 10일 1군에 올라와서도 처음부터 주전으로 뛰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자신이 출전한 106경기에서 그는 32홈런-104타점을 누적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타점도 갈아치울 수 있다. 토종과 외국인 선수를 막론하고 두산의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은 지난해 김현수(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21타점이다. 김현수는 거의 전 경기(141경기) 출장에 가까운 건강한 모습으로 이 기록을 만들었다.
김재환의 폭발적인 타점 페이스는 1년 전 김현수보다 빠르다. 거의 매 경기 평균 1타점씩을 쌓고 있어 팀이 앞으로 치를 28경기에 부상 없이 출전한다면 18타점 이상을 추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김재환은 거포 스타일이기 때문에 홈런 누적을 통한 타점 추가가 많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두산은 롯데에 11-4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김재환은 시즌 32호인 솔로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의 2연승과 선두 질주에 기여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