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26일 오후 최충연(삼성)과 전화 통화가 닿았다.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소감이 궁금했다. 최충연은 25일 KIA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4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5실점. 최고 142km의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선보였다. 최충연은 3-5로 뒤진 5회 2사 후 정인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첫 패. 다음은 최충연과의 일문일답.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소감이 궁금하다.
▲아쉽다. 빠른 공이 내 장점인데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옆구리 부상 이후 마음만 앞서 세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 공을 던지지 못하고 미는 느낌이었다. 마운드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다.
-아무래도 첫 등판이라 많이 긴장했을 것 같다.
▲1회 많이 긴장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랄까. 이범호 선배님께 홈런을 얻어 맞은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1회 투구 끝난 뒤 김태한 코치님께서 '1군 데뷔전이니 마음 편히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격려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 커브는 만족스럽다. 커브마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더 일찍 강판됐을 것이다. 5이닝을 채우는 게 목표였는데 아쉽다. 2사 후 코치님께서 믿어주셨는데 내가 너무 뻔하게 승부하는 바람에 얻어 맞았다.
-잃은 게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하지 않나. 얻은 게 있다면.
▲나의 단점에 대해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할까. 이제는 TV 또는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부족한 부분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아직 배워야 할 게 너무나 많지만 어제 많은 경험을 했다. 2군에서는 어제처럼 던져도 상대 타자들이 제대로 못쳤을텐데 1군은 타순이 한 바퀴 돌면 투구 패턴을 바꿔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선배님들께서 '데뷔 첫 등판에서 그만큼 했으면 아주 잘 한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항상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잃어버린 구속을 되찾는 게 우선 과제다.
▲류중일 감독님, 김태한 코치님과 함께 투구 동영상을 보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내 장점을 되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 문제점을 알게 됐으니 하나씩 보완해나가겠다.
-류중일 감독은 "승패를 떠나 앞으로 기대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 처음 치고는 나쁘지만은 않았다. 개인적인 바람을 드러낸다면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고 싶다. 기회를 얻게 된다면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마운드에 오르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