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⅓이닝 무실점' 정성곤이 kt 마운드에 던진 희망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8.26 09: 01

최근 3경기 연속(14⅓이닝) 무실점
선발 붕괴 속에서 빛난 ‘7이닝 무실점’
프로 2년차 좌완 투수 정성곤(20, kt 위즈)의 시즌 막판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정성곤은 지난해 20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했다.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14순위)로 뽑힐 만큼 유망주 투수다. 작은 체격에 비해 힘이 좋고 제구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좌완 불펜으로 경험을 쌓는다면 선발도 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데뷔 첫해부터 기회를 받았고 막판 선발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84로 가능성을 보였다. 첫 승도 함께 따냈다.
풀타임은 아니었지만 선발, 구원으로 58이닝을 소화. 어느 정도 1군 경험을 쌓았다. 마무리 캠프 때부터 착실한 준비를 했다. 조범현 감독은 “제구가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본격적으로 선발 수업을 받으며 올 시즌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시범경기 2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제구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4,5이닝을 소화할 능력이 생겼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선 부진했다. 첫 등판(4월 6일 수원 삼성전)에서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4이닝 7실점(3자책점)을 기록했고 구원 등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5월 선발 3경기에선 17.47의 평균자책점. 3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없었다. 지난 시즌 초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 후 1군과 2군을 오갔으나 지난 6월 18일 복귀 후 안정감을 찾았다. 롱릴리프로 기회를 얻었고 추격조 임무를 착실히 해냈다.
결국 25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를 얻었다. 5월 26일 잠실 두산전 이후 91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정성곤은 거포가 포진한 SK 타선을 침착하게 막았다. 최고 구속 142km의 패스트볼은 힘이 있었고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각도 좋았다.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선두타자의 출루를 막으면서 빠르게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
정성곤은 7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7이닝 동안 던진 공은 80개에 불과했다. 선발 등판 시 문제가 됐던 제구력도 보완됐다. 5회 1사 후 박정권에게 내준 스트레이트 볼넷 외에는 유리한 카운트로 잘 이끌었다.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다. kt 벤치는 정성곤이 오랜만에 선발 등판한 점을 고려해 8회 이창재를 투입했다. 팀은 0-1로 패했으나 정성곤의 7이닝 무실점은 돋보였다. 개인 최다 이닝 타이이자 최다 탈삼진까지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kt 토종 선발 투수들이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3경기에 불과했다. 주권이 2경기, 정대현이 1경기 기록했을 뿐이었다. 토종 선발승도 7승에 불과한 상황에서 정성곤이 희망을 던졌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특히 14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안정을 찾아가는 정성곤의 피칭은 kt의 시즌 막판 큰 수확 중 하나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