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야구단의 퓨처스리그 6년 연속 우승을 이끈 유승안 감독은 "선수들이 큰 부상없이 열심히 잘 해준 덕분에 6년 연속 퓨처스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화성 히어로즈, 고양 다이노스와 북부리그에 편성된 경찰 야구단은 지난 18일 벽제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12-3으로 승리했다. 경찰 야구단은 잔여 경기 승패에 상관없이 자력 우승을 확정지었다.
유승안 감독에게 경찰 야구단의 퓨처스리그 6년 연속 우승 비결을 물어봤다. "선수들에게 목표 의식을 심어주고자 한다. 이곳에 오면 기존의 패배 의식을 확 바꾸는 게 가중 중요하다. 그저 2년간 잘 쉬다 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1군 무대 진입 또는 주축 선수가 되는 걸 목표로 잡아야 한다. 제대 후 1군 무대를 목표로 세운 선수들은 확실히 다르다. 정말 쉴 틈 없이 한다. 팀 훈련 일정이 끝나면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리고 유승안 감독은 "이곳에 와서 가장 중요한 게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 집중력이 배가 된다고 본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사소한 고민이 많지 않은가. 이곳에서는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으니 기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승안 감독은 전준우를 퓨처스리그 6년 연속 우승의 주역으로 꼽았다. 그는 "전준우가 정말 잘 해줬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입대해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잘 해줬다. 항상 솔선수범하고 외모에서 드러나듯 모범생 이미지 그대로였다. 여러모로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전준우와 안치홍이 팀분위기를 잘 이끌었다. 뛰어난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췄다. 단 한 번도 일탈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들이 잘 해주니 팀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최형우(삼성)와 양의지(두산)가 경찰 야구단에서 기량을 쌓아 신인왕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넥센 선발진의 새 얼굴로 떠오른 신재영은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이에 유승안 감독은 "1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제대 후 활약했다는 의미다. 경찰 야구단이 창단하면서 추구하는 목표와 흡사하다. 경찰 야구단 출신 신인왕이 늘어난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고 웃었다.
유승안 감독을 비롯한 경찰 야구단 코칭스태프 모두 프로 무대를 경험했다. 이 또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는 "프로 출신 코치들로 구성돼 있으니 기존 소속 구단과 비슷한 환경에서 운동하면서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또한 선수들도 프로 무대를 경험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승안 감독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입대 전 마무리 투수였던 우규민(LG)의 선발 전향과 신재영의 제대 후 선발 안착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유승안 감독은 "경찰 야구단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소속 선수들이 오니까 한국 야구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소속 구단의 요청이 없더라도 소속 구단의 사정을 감안해 어떻게 활용할 지 대비하고 키워야 한다"며 "나는 경찰 야구단 감독이 아닌 대표팀 상비군 감독과도 같다. 젊은 선수들을 키워야 KBO 리그 전체가 양과 질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자마자 재활 과정만 밟고 제대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유승안 감독도 이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자마자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부분은 구단 측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오고 싶은 선수가 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젊고 건강한 선수들이 이곳에 와서 기량을 향상시키는 게 주목적인데 오자마자 재활만 하다 가면 양측 모두에게 도움될 게 전혀 없다. 리그 전체의 시각에서 본다면 해가 될 수 있다".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팬들께서 '선수들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는 유승안 감독. 1군 사령탑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고 구단이 선택해야 할 부분 아닌가"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