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4회, 지켜보기가 안쓰러울 정도였다.
한화 우완 투수 송은범(33)이 프로 데뷔 후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3⅔이닝 1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2실점으로 무너진 것이다. 12실점은 송은범의 개인 통산 최다 불명예 기록으로 KBO리그 역대 공동 4위이기도 하다. 한화는 1-13 대패를 당했고, 송은범은 시즌 8패(2승)째를 안았다.
1회 시작부터 안 좋았다. 1사 후 김성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어진 1사 1·2루에서 에릭 테임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한 송은범은 박석민에게 중전 적시타, 이호준에게 희생플라이, 지석훈에게 우중월 3점포를 맞고 6실점했다.
2~3회에는 실점 없이 막으며 안정감을 찾는가 싶었지만 마의 4회를 넘지 못했다. 김태군에게 중전 안타, 강민국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어진 2사 1·2루에서 테임즈의 빗맞은 타구가 좌익수 앞 떨어지는 1타점 2루타가 된 것이 불운의 씨앗이었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박석민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진 송은범은 이호준에게 좌전 안타를 맞더니 이종욱에게도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두 자릿수 실점을 찍었다. 투구수도 100개가 넘은 상황이었지만, 한화 불펜에선 어느 누구도 몸을 풀지 않았다. 송은범 스스로 극복해야할 상황이었다.
지석훈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이어진 2사 만루. 이상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투수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김태군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빼앗겼고, 그제야 마운드를 내려갈 수 있었다. 이날 총 투구수는 114개로 올 시즌 최다. 승부가 크게 기울어버린 상황, 동기부여가 될 수 없었다.
평소 선발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간 김성근 감독이었지만 이날은 송은범에게 최대한 맡겼다. 그 결과 12실점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4회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 났고, 남은 이닝은 무의미했다. 2003년 데뷔 후 개인 최다실점으로 무너진 송은범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5.64에서 6.58로 크게 치솟았다.
한편 이날 송은범의 12실점 기록은 KBO리그 역대 최다 실점 공동 4위에 해당한다. 역대 한 경기 투수 최다실점은 1999년 8월7일 대구 삼성전에서 두산 투수 김유봉이 기록한 14실점. 이어 1995년 9월6일 대구 삼성전 해태 이원과 2010년 5월14일 목동 넥센전 삼성 정인욱의 13실점이 공동 2위이며 12실점은 올 시즌에도 한화 송창식, LG 이준형이 기록한 바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