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켈리(SK)와 정성곤(kt)이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SK는 2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경기에서 선발 메릴 켈리의 호투와 최정의 결승타를 묶어 1-0으로 이겼다. 2연승과 함께 시즌 58승(59패)의 기록. kt는 시즌 67패(42승 2무)째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의 더비전인 ‘더블U 매치’로 치러졌다. 지난 11~12일 인천에서 첫 선을 보였던 매치. 당시 SK가 2연전을 모두 싹쓸이 한 바 있다. 이번에도 SK의 승리였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양 팀 선발 투수들은 최고의 피칭을 했다. 이날 1-0 승부는 올 시즌 1호 기록이었다.
이날 선발 투수는 켈리와 정성곤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SK 쪽으로 다소 기우는 듯 했다. 켈리는 올 시즌 내내 꾸준한 피칭을 펼쳤고 정성곤은 최근 롱릴리프로 활약했다. 정성곤은 시즌 초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부진하며 보직을 중간 계투진으로 바꾸었다. 최근 2경기에서 호투하며 선발로 낙점됐다.
그리고 두 투수는 닮은 꼴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적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또한 선두타자의 출루를 철저히 막았다. 정성곤의 경우 주로 2사 후 피안타를 맞다. 실책이 나왔던 5회 2사 2루 위기도 땅볼 유도로 잘 벗어났다. 정타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켈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켈리는 1회 1사 후 이대형에게 내야안타, 3회 1사 후 심우준에게 중견수 앞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그 외 안타를 맞지 않았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2사부터 11타자 연속 범타로 막았다. 7회에는 처음 선두타자(오정복)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건 정성곤이었다. 7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고 교체됐다. 부상이 있었던 건 아니다. 모처럼의 선발이기에 체력 안배를 해준 것. 7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기록이었다. 올 시즌 선발로 나선 5경기서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선발 기회를 살렸다.
켈리도 부상이라는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8회에 등판해 이진영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박기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 대타 윤요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후속타자 심우준에게 초구를 던진 후 손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여기서 채병룡으로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7⅔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졌다. 구원 등판한 채병룡은 위기를 넘겼다.
승부는 SK의 승리로 끝이 났다. 9회초 1사 2루에서 최정이 적시타를 치며 균형을 깨뜨렸다. 하지만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 두 투수의 호투는 빛났다. 켈리는 부상만 없었다면 완투까지 노릴 만한 페이스였다. 정성곤은 기대 이상의 피칭이었다. 프로 데뷔 후 최다 이닝 타이 기록이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