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미국판 ‘꽃할배’ 성공적 출발, 세계가 응답한 이유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8.25 17: 14

할배들의 개성만점 여행기가 미국에서도 통했다. tvN ‘꽃보다 할배’를 리메이크한 NBC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가 첫 방송부터 높은 주목도를 이끌어냈다.
닐슨 등 현지 시청률 조사 회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방송된 ‘베터 레이트 댄 네버’ 1화가 18~49세 시청자수 735만 명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일간 시청률은 2위이며, 2016년 여름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첫 방송 시청률이 가장 높다.
‘꽃보다 할배’의 미국판 ‘베터 레이트 댄 네버’는 NBC 측에서 지난 2014년 판권을 따낸 후 미국에서 최초로 전파를 탄 한국 방송 포맷이다. 제작편성 과정에만 2년이 걸릴 정도로 공들여 만들어졌고, 황금 시간대에 방영될 만큼 뜨거운 관심도 받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예능 프로그램의 수출은 영화와 드라마에 비하면 미개척지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미국에 팔린 프로그램은 몇 없을 뿐더러, 그 가운데서도 ‘꽃보다 할배’는 실제로 리메이크판이 방영된 최초의 케이스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기록적 흥행 이후,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CJ E&M 나영석PD는 “노년 여행의 정서가 동양적인 측면이 있어 미국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밝혔다. 나PD의 말대로, 성공한 노년의 유명 배우와 그들을 모셔야 하는 짐꾼 구도는 서양 문화권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동양, 특히 우리나라처럼 노인을 극진히 공경하는 문화가 그들에게는 생경하게 다가갈 수도 있는 탓이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고, 세계는 좁아지고 있다. 특히 모든 나라에서 노년층의 증가에 주목하고 있는 이 시점에 노인이 전면에 나선 콘텐츠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활기 넘치는 황혼의 가능성을 TV를 통해 보여주며 여러 부수적인 경제 효과가 생겨날 전망이다.
또 한국의 포맷에 미국의 정서를 버무린 적절한 현지화도 ‘베터 레이트 댄 네버’의 무기가 됐다. 70년대 시트콤 ‘해피데이즈’의 헨리 윙클러, ‘스타트렉’ 커크 선장 역의 윌리엄 샤트너, 전직 풋볼스타 테리 브래드쇼, 복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조지 포먼 등은 짐꾼 역할을 하는 코미디언 제프 다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여행에 나서며 우리나라의 ‘꽃할배’와는 다른 풍경을 보여줬다고. ‘꽃할배’가 유럽을 위주로 여행했다면 ‘베터 레이트 댄 네버’는 아시아권의 문화를 탐방한다는 점도 다르다.
불가능할 줄 알았던 도전이 의외의 대박으로 돌아왔다. 이로써 전 세계의 시선이 우리나라의 예능을 더욱 주시하게 될 전망이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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