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질투’ 조정석, 남주가 이렇게 하찮아도 되나요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08.25 17: 00

항시 미간을 찌푸린 채 툴툴거린다. 입만 열면 “여자는…” “남자는…”타령이다. 여자 후배에게는 “계집애” 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혀 꼴보기 싫다거나 위협적이지가 않다. 오히려 만만한 쪽에 가깝다. ‘질투의 화신’ 조정석 이야기다.
지난 24일 SBS ‘질투의 화신’이 첫 방송됐다. 조정석은 이 드라마에서 ‘마초 기자’ 이화신으로 변신했다. 성격을 말하자면 원체 뻣뻣하고 예민한 데다가 안하무인 기질까지 있어 주변인들이 ‘더러워서’ 피하는 정도다. 스스로는 무게감 있는 멋진 남자라고 자부하는 듯하지만, 주변에서 보는 그는 그의 이상과는 다른 것처럼 보인다.
이날 화신은 방콕 특파원으로 떠나 있는 동안 방송국 공개채용 홍보 영상에 출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귀찮은 척 하면서도 현지를 이리저리 쏘다니며 야경이 멋진 곳을 직접 섭외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현실은 반짝이 상의와 비타민 음료 광고 배경음이었다.

과거 자신을 짝사랑했던 나리(공효진 분)와의 재회에서도 화신의 하찮음이 폭발했다. 분명히 목소리를 깔고 “한눈 팔지 마, 나랑 일할 때는”이라고 말했는데, 나리는 고정원(고경표 분)에게 바로 한눈을 팔아 버렸다. 그런가 하면 괜히 모르는 사람에게 “남자는 가슴으로 셔츠를 입는 것”이라며 시비를 걸었는데 나리로부터 유방암이 아니냐는 진단을 받기까지.
그래도 화신은 결코 밉지 않다. 계약직 기상캐스터 나리를 함부로 대하는 최동기(정상훈 분)에게 크게 한소리를 하고 넘어가는가 하면, 나리가 그렇게 가슴을 주물럭거려도 시원하게 화 한 번을 내지 않는다. 심지어는 가슴에 피를 보고도 나리를 안심시키려하는 화신이었다.
원체 로맨틱 코미디 연기로는 정평이 나 있던 조정석이지만, ‘질투의 화신’ 속 화신은 그야말로 맞춤옷이다. 혼자 ‘난 마초! 난 수컷!’을 외치지만 사실은 모두가 그를 허당으로 생각하는 이 상황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조정석 말고 또 있을까.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뻔뻔함, 구시렁거리듯 중얼중얼 내뱉는 대사 톤이 화신과 꼭 맞아떨어지고 있다. 사상 최초 하찮고 만만한 마초 남주의 질투는 어떤 방식일 지 궁금해진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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