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경 "'불청' 출연? 제안 받으면 나갈 생각 있다" [인터뷰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8.25 06: 54

 (인터뷰①에 이어) 17년 만에 가요계로 복귀한 양수경의 목표는 허황되게 크거나 높지 않았다. 자신을 불러주는 무대가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사람들과 노래로 소통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양수경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복귀에 대해 “어떤 단어로든 감정 표현이 잘되지 않았다. 노래를 평생 안 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미루다가 이제야 나서게 됐다”며 “동생, 남편도 먼저 (세상을)떠나고 원치 않는 이유로 숨게 됐다. 그럼에도 노래를 하고 싶었다. (노래를 하지 않고 살았을 때)산소가 없는 것처럼 답답했다. 지금 이게 나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연하게 받았던 관심, 사랑. 그게 얼마나 소중한 건지 새삼 느끼게 됐다. 오랜 시간 저를 지지해주고 새 앨범을 기다려주신 팬들이 제게 주었던 희망. 그렇게 저는 노래를 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이번 앨범은 저를 그렇게 만들어준 경험을 하게 해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미니 앨범에는 신곡 ‘사랑 바보’를 시작으로 당대 히트곡 ‘그리움만 쌓이네’ ‘사랑은 창 밖에 빗물 같아요’ 등을 리메이크해 총 4곡을 담았다. 귀에 익숙한 음악부터 신곡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준비해 화려한 귀환을 알린 것이다. “예쁘고 훌륭한 가수는 많다. 하지만 사람마다 색깔이 있지 않나. 그 사람의 몫이 있고 나는 내 음악을 열심히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알렸다.
공백기 17년 동안 그녀는 아이 셋을 키우며 오로지 엄마로만 살았다. 가수 양수경은 없었다. 아이들의 학교 성적을 신경 쓰며 세 끼를 챙겼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TV시청이나 인터넷 서핑은 하지 않고 철저하게 외부와 단절된 삶을 택했다.
“텔레비전, 인터넷 등 모든 매체를 끊었다. 무대가, 노래가 너무 그리워서다. 사실 인터넷을 보면 악플도 너무 많더라. 속상했다. 아이들과 저를 공격하는 게 무섭기도 했다. 안 본 2~3년 사이에 많은 게 달라져 있더라. 안타깝다.”
17년 만에 복귀한 양수경은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며 가수로서의 정체성을 찾았다. 팬들을 만나기 위한 다양한 무대를 준비 중이라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 같은 행복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잠시, 몇 번 없었지만 무대에 서면서 내가 엄마라는 사실을 잊은 적도 있다. 나를 대표하는 게 노래인데...사실 그동안 제가 누구인지 생각을 못하고 살았다. ‘내가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라고 뒤늦게 느끼게 됐다. 예전의 인기를 누리고 싶다기보다 지금은 그냥 모든 게 감사하다.”
양수경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공연 및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여러 제안을 받았는데 앨범 준비에만 집중하고 싶어서 죄송하다고 거절했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SBS 예능 ‘불타는 청춘’에서도 출연제안을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안을 받는다면 대중가수로서 본분을 다 할 생각이다. 나태하게 살고 싶진 않은데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뭉뚱그려 답했다.
그러면서 “(외모 몸매 등)관리가 잘된다면 화장품 모델도 하고 싶다. 화장품 모델은 여자들의 꽃이다. 엄마, 부인, 며느리로 살았기에 이제는 여자의 삶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 50세가 넘은 여자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신인가수에 대한 호기심이라도 있지 저는 신인 아닌 신인 같은 기분이라서 모든 게 조심스럽다. 옛날처럼 인기가 없을까 두려운 건 아닌데 사람들이 ‘왜 나왔냐’고 하실까봐 두렵다.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웃음)”
양수경은 이번 미니앨범 이후에도 베스트 앨범과 정규 앨범, 전국 투어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더욱 더 그녀의 행보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그때의 내가 있었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반가워해주고 좋아해주는구나 싶다. 보상 받은 것 같다. 옛날에는 몰랐는데 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가수인 것 같다. 노래를 들으면 소름끼치게 잘하는 가수이기보다 잔잔하고 애잔한 가수였으면 좋겠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오스카 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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