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박 트리오’가 나란히 한 골씩 뽑은 FC서울이 ACL 8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FC서울은 24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에서 박주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산둥 루넝을 3-1로 제압했다. 서울은 9월 14일 이어지는 원정 2차전서 비기기만 해도 4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황선홍 감독은 박주영과 데얀 투톱을 내세웠다. 고광민, 윤일록, 다카하기, 조찬호가 미드필드를 맡았다. 포백으로 이석현, 오스마르, 곽태휘, 이규로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키퍼는 유상현이 장갑을 꼈다.
서울은 경기 시작 후 단 1분 만에 산둥에게 슈팅을 허용하며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산둥이 자랑하는 투톱 몬틸로와 펠레는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위력적인 측면공격을 시도했다.
서울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 16분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박주영이 강력한 왼발슛을 터트렸다.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옆그물을 강타했다. 밀렸던 서울이 단번에 분위기를 잡게 된 플레이였다.
첫 골은 데얀이 터트렸다. 전반 18분 우측에서 박주영이 올려준 공을 데얀이 깔끔하게 헤딩슛으로 처리했다. 상대 골키퍼가 미처 손을 쓰지 못한 사이에 이미 공은 그물을 흔들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은 서울은 더욱 유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서울은 박주영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전반 30분 조찬호가 찔러준 공간패스를 박주영이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박주영은 깔끔하게 추가골을 뽑았다. 박주영은 12분 동안 서울이 뽑아낸 두 골에 모두 관여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산둥도 반격을 개시했다. 전반 35분 프리킥 찬스를 얻은 산둥은 몬틸로가 깔끔하게 차 넣어 한 골을 만회했다. 서울의 공세가 계속됐다. 전반 43분 이규로는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향해 힘차게 대시했다. 이규로는 상대 골키퍼에게 강하게 저지를 당했지만 페널티킥을 얻지는 못했다. 서울은 2-1로 앞선 채 후반전을 맞았다.
후반전 서울은 잇따라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했다. 그 때마다 유상현의 선방이 터져 두 차례 위기를 넘겼다. 데얀은 슈팅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와 충돌했다. 데얀은 다리를 절며 통증을 호소했으나 끝까지 뛰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4분 조찬호를 빼고 아드리아노를 투입, 공격력을 강화했다.
서울은 후반 20분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이 2대2 역습에 나섰다. 아드리아노가 내준 공이 수비수에 걸리면서 절호의 기회가 무산됐다.
마무리는 아드리아노가 해결했다. 후반 24분 데얀은 절묘한 힐패스로 최전방의 아드리아노에게 공을 연결했다. 오프사이드로 착각한 산둥 수비수들이 경직된 사이 아드리아노가 침착하게 추가골을 터트렸다. 사실상 서울이 승부를 가른 소중한 골이었다. 3천 여명에 달하는 산둥 응원단은 일제히 침묵에 빠졌다.
서울이 자랑하는 '아데박 트리오'는 나란히 한 골 씩을 터트려 명성에 어울리는 대활약을 펼쳤다. 한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린 세 선수의 화끈한 골잔치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상암=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