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은 흔들려야 꽃이 된다' 장필준의 값진 경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8.24 13: 01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인의 대표작 '흔들리며 피는 꽃'의 일부다.
해외파 출신 장필준(삼성)은 23일 대구 SK전서 값진 경험을 얻었다.
9-7로 앞선 삼성의 9회초 수비. 심창민 대신 뒷문 단속 중책을 맡은 장필준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조동화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 맞은 뒤 폭투를 범하며 무사 3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김성현의 3루 땅볼 때 조동화는 홈을 밟았다.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정의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은 끝난 게 아니었다. 김강민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좌전 안타를 혀용한 데 이어 김동엽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았다. 김강민은 3루까지 내달렸다. 2사 1,3루. 박정권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 나가며 2사 만루 상황에 처했다.
김민식과의 대결에서 큼지막한 타구를 맞았으나 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중견수 박해민이 전력 질주해 타구를 걷어냈다. 경기 종료. 삼성은 SK를 9-8로 꺾고 20일 고척 넥센전 이후 2연패를 마감했다.
이날 시즌 3세이브째를 거둔 장필준은 동료들에게 축하와 위로를 받았다. 선발 플란데가 4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6자책)으로 흔들리며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이후 백정현, 권오준, 박근홍, 김대우, 장필준 등 계투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의 수훈갑은 중간 투수들이다. 완벽하게 이어 던지기를 해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장필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필준이 마지막에 힘든 과정을 겪었지만 어쨌든 잘 막았다. 오늘 같은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감싸 안았다.
우여곡절 끝에 마운드에 다시 오르게 된 장필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괴력투를 선보이며 올 시즌 히트상품 후보 0순위로 기대를 모았으나 아직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했던가. 장필준에게 이날 경기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좋은 경험이자 과정 아닐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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