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마카오로, 슈틸리케는 무조건 반갑지 않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8.24 06: 50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 9월 A매치 일정 중 두 번째 경기인 시리아전의 경기 개최 장소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중국 마카오로 변경됐다. 언뜻 보기에는 멀리 중동까지 떠나지 않아도 되는 대표팀에는 호재 같다. 그러나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꼭 그렇지 않은 듯 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3일 다음달 6일 베이루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시리아와 원정경기 개최 장소가 마카오로 바뀌었음을 밝혔다. 당초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경기가 열릴 수 없어 베이루트로 개최 장소를 옮겼지만, 레바논 또한 안전과 경기장 시설 등에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노출돼 시리아축구협회의 요청으로 마카오로 바뀌게 됐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변경이다. 장거리 비행이 필요한 중동 원정을 피해 4시간 내외의 이동만 하면 되는 마카오는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르다. 게다가 마카오는 경기력에 큰 변수가 되는 시차 또한 6시간인 베이루트와 달리 1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과 1차전을 9월 1일에 치르고 즉시 이동해야 하는 대표팀에는 반가운 변경이 틀림없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무조건 반기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마카오에서의 경기 개최에 대해 접근했음에도 긍정적인 반응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좀 더 강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만약 3~4주 전에 개최 장소가 바뀌었다면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가 열리기 2주 전에 갑자기 바뀌었다. 행정을 준비하는 직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모든 걸 베이루트로 초점을 맞추고 진행해 당황스러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경기력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기력적으로는 베이루트에서 경기를 하는 것보다는 시차가 적고 기후의 차이도 안 나는 마카오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경기 개최를 직전에 두고 장소를 바꾸는 것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외의 다른 곳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고 아쉬움을 재차 강조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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