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시영(27)이 현역 군복무 신화를 쓰고 있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시영은 2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박시영은 이날 역투로 지난 2008년 롯데에 지명된 이후 나선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첫 선발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8년의 기다림 끝에 맛 본, 선발승이다. 2010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2경기에 출장했을 뿐, 1군과는 전혀 인연이 닿지 않았던 박시영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팀의 추격조로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며 1군의 레귤러 멤버로 자리 잡고 있다. 올시즌 28경기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5.57을 기록 중이다.
박시영의 이력 중 특이한 점은 현역, 그리고 최전방에서 군 복무를 해결했다는 점이다. KBO리그 선수들은 상무와 경찰청, 그리고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는 등 야구와 인연을 끊지 않고, 병역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하지만 박시영은 그 어느 곳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입대를 했고 최전방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군생활을 한 뒤 올해 다시 복귀했다.
야구와 인연이 멀어질 것 같았지만, 박시영에게는 불행 중 다행히도 야구공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JSA에 함께 복무하던 야구선수 출신 미군들과 캐치볼 등 운동을 하면서 복귀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결국 박시영은 인내 끝에 올해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박시영은 이를 놓지 않았다.
그동안 현역으로 군문제를 해결한 뒤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 1군에서 신화를 쓴 선수들이 더러 있다. 박시영의 팀 동료인 정훈은 육군 포병으로 복무했고, 김용의(LG)는 육군 의장대 소속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권용관(한화)의 별명은 '권병장'일 정도로 육군에서 군 복무를 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다. 임훈(LG)도 육군 조교 출신이다. 권오준(삼성)과 윤요섭(kt), 민성기(NC)는 해병대 출신이다. 이들 모두 현역 복무라는 핸디캡을 딛고 당당하게 KBO리그에 복귀해 KBO리그를 누비고 있다.
이젠 박시영도 '현역 출신 야구선수' 명단에 당당하게 포함될 수 있을 듯 하다. KBO리그에 또 한 명의 '현역병 신화'를 써내려가는 선수가 등장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