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라의 히어로무비] 박정음, 노력으로 얻어낸 '금수저'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8.24 05: 59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박정음을 두고 염경엽 감독은 '금수저'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보통의 금수저와는 뜻이 다르다. 염 감독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정음이는 올해 야구가 많이 늘었는데 정말 많이 좋아진 것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 때였다. 그때 정음이가 눈에 띄지 않았다면 올해 '키움의 조'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말한 '키움의 조'란 1군에 두고 기회를 주는 선수들을 일컫는다. 1,2군을 오가거나 2군에서 실력을 쌓는 선수들과 달리 1군에서 줄곧 출장 기회를 받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 '금수저'다. 하지만 올해 박정음의 플레이를 보면 충분히 키워질 가치가 있다.

박정음은 이날 4회 선두타자로 나서 파비오 카스티요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낸 뒤 고종욱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이어 1사 1,2루에서 윤석민이 2루수 땅볼을 기록하는 사이 3루에 도착했다. 그는 정근우가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 것을 본 뒤 3루에서 멈추지 않고 바로 홈에 쇄도해 팀에 1-0 리드를 안겼다.
박정음은 실책 없이 땅볼에 2루주자가 홈을 밟는 흔치 않은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4회말 2사 1루에서 우천 중단된 뒤 비가 멈추지 않아 우천 노게임 선언됐다. 박정음은 볼넷 1개와 득점 1개를 잃었다. 그러나 그의 빠른 발은 코칭스태프와 상대팀, 그리고 구장을 찾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박정음은 2012년 대졸 신인으로 입단한 뒤 2013년 상무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고 제대해서는 지난해 손목 유구골 골절로 인해 재활 과정을 겪으며 한 번도 제대로 풀 시즌을 치러보지 못했다. 재활의 아픔 만큼 많이 쌓였던 야구에 대한 갈증을 올해 여과없이 그라운드에서 풀고 있다.
심재학 타격코치는 "정음이는 마무리 훈련 때부터 폼을 바꾸고 여러 훈련을 할 때 한 번도 싫다는 소리 없이 가장 열심히 훈련을 따라와줬다"며 그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했다. 박정음은 "시즌 끝날 때까지 20도루, 출루율 4할이 목표"라고 시즌 후반부로 향하는 각오를 밝혔다. /넥센 담당기자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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