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야구" 내건 임시 주장 황재균, 그리고 20-20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8.24 05: 59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재균이 시즌 막판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감당해야 할 위치가 왔다. 여기에 개인 기록 역시 놓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롯데의 주장은 강민호다. 그러나 오른쪽 무릎 외측부 인대 부상을 당한 뒤 현재 1군 선수단에 없다. 그동안 포수 위치에서 투수와 야수들을 모두 아우르는 역할을 맡은 그였기에 '캡틴' 강민호의 존재는 경기장 안팎에서 너무나 컸다. 그러나 강민호가 부상으로 재활 과정을 밟은 과정에 그를 대신할 누군가가 필요했다. 
롯데는 '임시 주장'으로 황재균을 택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이제 황재균은 나만의 야구가 아닌 팀을 위한 야구를 펼쳐야 하는 위치가 됐다. 본인의 야구를 하는 것은 물론, 팀을 위해서도 황재균은 노력 중이다. 임시 주장으로서의 역할이다. 

황재균은 "주장이라는 자리가 처음이다"면서 "내가 못해도 침울해 있으면 안된다. 후배들을 많이 다독여야 한다. 또 (강)민호 형이 많은 얘기를 해줬다"고 했다.
임시 주장이지만, 황재균이 후배들에게 '즐기는 야구'를 모토로 잡고 있다. 그는 "(문)규현이 형과 함께 어린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게끔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있다"며 "이기고 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야구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 부분을 선수들에 많이 얘기해주고 있다. 나도 주장이라는 부담 보다는 즐겁게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주장으로서 중요시하는 부분을 언급했다.
그라운드 내에서 황재균 본인의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현재 롯데의 4번 타자다. 상대에 위압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다행히, 잠시 슬럼프에 빠지는 듯 했던 황재균은 최근 5경기에서 14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살아났다. 
지난 23일 울산 kt전에선 황재균이 '히어로'였다. 황재균은 3-3으로 맞서던 5회말 결승 솔로포 포함해 6회 쐐기 2타점 적시타 등 4타수 4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반기 막판 보여줬던 4번 타자의 모습 그 자체였다.
황재균은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이 나왔는데, 공이 뜨지를 않아서 걱정했다"면서 "프랑코 코치님께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맞추다 보면 공은 뜨게 돼있다'며 멘탈적으로 도움을 주셨다"고 전했다.
그리고 황재균은 이날 홈런포를 때려내며 19홈런 20도루를 기록, 20(홈런)-20(도루) 클럽에 홈런 1개만 남겨두게 됐다. 지난해 짐 아두치가 롯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20-20클럽에 가입했고 황재균이 달성한다면 롯데 프랜차이즈 역사상 토종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 된다.
이에 대해 황재균은 "원래는 생각이 없었는데, 후반기 볼넷으로 많이 걸어나가다보니 갑자기 도루 개수가 늘어나서 20-20클럽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면서 "홈런 욕심은 부리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치를 것이다"며 조심스럽게 기록 도전도 노려보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빨리 민호 형이 돌아와야 한다"며 웃었다. 그만큼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짓누른다는 얘기. 하지만 5강을 포기할 수 없는 현재 팀의 상황에서 황재균이 팀을 지탱해야 한다. 과연 황재균은 주장으로서의 팀의 방향인 '즐기는 야구'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며 개인적인 기록인 20-20클럽 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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