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닝 -1' 주권, 후반기 부진에도 기대되는 미래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8.24 05: 57

선발 준비 부족에도 100이닝 눈앞
완봉승-토종 최다 승 등 떠오른 희망
kt 위즈 우완 투수 주권(21)이 9경기째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선발진이 붕괴된 상황 속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kt 선발진의 큰 수확 중 하나다.

kt는 지난해 크리스 옥스프링이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였다. 올 시즌 현재까지는 규정 이닝을 채우고 있는 투수가 없다. 외국인 투수들이 집단 부진했고 젊은 투수들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주권은 꾸준히 선발로 경험을 쌓고 있다. 올 시즌 트래비스 밴와트(104이닝)에 이어 팀에서 가장 많은 99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100이닝 돌파에 1이닝만 남겨두고 있다.
주권은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평균자책점 5.64를 기록하고 있다. 선발 등판한 20경기에선 평균자책점 5.81을 마크했다. 주권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우선지명을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엄상백과 함께 팀 내 유망주였다. 지난해 엄상백이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호투했으나 주권은 15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51에 그쳤다.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고 부상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kt가 기대했던 대로 좋은 제구력을 뽐내며 선발진의 희망이 되고 있다. 시즌 초에는 완급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4회까지 호투하다가도 5회만 되면 흔들렸다. 조범현 감독은 주권의 첫 승을 챙겨주기 위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밀어붙였다. 쉽지 않았으나 지난 5월 27일 수원 넥센전에서 9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손에 잡히지 않던 첫 승이었지만 무사사구 완봉투로 데뷔 첫 승을 따낸 것이다. 이후 6월 5경기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하는 등 후유증도 없었다. 패스트볼에 힘이 생겼고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등 한 단계 성정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 9이닝 당 볼넷도 2.91로 적다. 팀 내 선발 투수 중 라이언 피어밴드(1.78개) 다음으로 좋은 기록. 다만 무더운 여름이 오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권은 7월 4경기서 무승 2패 평균자책점 7.45, 8월 4경기에서도 무승 2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 중이다. 볼넷이 많아졌고 피안타율은 3할로 치솟았다. 첫 풀타임기에 겪는 성장통이다. 게다가 주권은 올 시즌 전 선발로 준비한 것이 아니었다. 다른 경쟁자들이 부진하면서 서서히 선발 자리를 꿰찼다. 선발로 준비가 미흡했음에도 가장 믿음직한 토종 선발 투수가 된 것이다.
규정 이닝은 아니지만 첫 풀타임 선발을 순조롭게 소화하고 있다. 경기 내용이 좋기에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 유망주들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주권의 꾸준함은 돋보였다. 올 시즌보다 다음 시즌이, 그리고 미래가 더 기대되는 주권의 성장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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