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덩어리’ 시트로엥 ‘C4 칵투스’, “물구나무 서서 혁신을 보았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8.23 17: 58

 처음에는 단순히 옆구리에 에어 쿠션을 붙인 차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시트로엥 ‘C4칵투스(C4 Cactus)’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다양한 요소에 뼛속 깊이 역발상으로 접근했고, 그 결과는 허를 찌르는 혁신이었다. 
‘재치 덩어리’ C4 칵투스가 2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 된 공식 출시행사에서 면면을 드러냈다.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신선한 역발상은 시장에서 구매욕을 불러 일으키는 ‘2,400만 원대 수입 SUV’를 가능하게 했다. 
‘역발상’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차는 ‘콘셉트 카’에서 출발했다. 처음부터 상품화를 위해 개발 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실험성을 가득 안고 제작 된 차였다. 출시행사에서 상품설명에 나선 동근태 한불모터스 상무는 “C4 칵투스가 콘셉트카로 모터쇼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콘셉트카에서 실용성만 수정해 상품화 한 것이 C4 칵투스다”고 말했다.

이 차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유럽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2014년 6월 프랑스에서 출시 돼 2년만에 15만대가 팔려 나갔다. 시트로엥 전체 세그먼트 중에서 단연 판매량 1위다. 우리나라에는 작년 4월 서울 모터쇼(킨텍스)에서 처음 소개 됐다. 
C4 칵투스는 우선 디자인이 독특하다. 동근태 상무는 “디지털이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디자인에 아날로그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C4 칵투스의 디자인은 그래서 복고적이고 동화적이다. 교과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앞 얼굴은 둥글둥글하고 LED 주간주행등은 헤드라이트의 위쪽에 눈썹처럼 달라 붙었다. 헤드라이트의 아래나 위 테두리를 감싸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리어 램프는 3D 조명이 들어오도록 해 만화적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가장 두드러진 디자인 혁신 요소는 차체의 옆면에 붙은 ‘에어 범프(Air Bump)’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 옆면은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을 살려야 하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 자리에 C4 칵투스는 청바지의 무릎과 엉덩이에 질긴 가죽을 덧대 듯 에어 범프를 덧댔다. 이 에어 범프에는 가로 방향의 에어캡술이 여러 개 달려 있는데 손으로 누르면 말랑말랑한 탄력성이 있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드는’ 문콕 사고는 이 차에서는 애초부터 생길 수가 없다.
그런데 에어 범프는 옆구리에만 달려 있지 않았다. 앞 범퍼 하단에도, 뒷 범퍼 하단에도 사각지대에 에어 범프와 에어 캡슐이 달려 있었다. 부드러운 TPU(Thermoplastic Poly Urethane) 소재로 돼 다양한 외부 충격을 흡수해 차체를 보호해 준다.
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유니크 한 스타일링으로 상쇄하고 있다. 10종의 바디 컬러에 4종의 에어 범프를 선택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에어 범프는 액세서리로 구매 및 교환도 가능하다.
편편한 선반처럼 처리한 대시보드도 독특한데, 동승자석 대시보드에 붙은 글로브박스는 뚜껑이 위쪽으로 열린다.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동승자석 무릎 아래쪽으로 열리는 글로브박스를 다는 이유는 에어백 때문이다. 에어백을 뺄 수는 없으니 글로브박스는 고민할 것도 없이 아래쪽에 달렸다. 경우에 따라서는 박스 문을 열자마자 안쪽 내용물이 쏟아지기도 한다.
시트로엥은 다르게 접근했다. 에어백을 앞 유리창 위 루프쪽으로 옮겨 버렸다. 동근태 상무는 “에어백이 위쪽에서 전개 되도록 해 에어백 폭발로 인한 2차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 이 시도로 확보한 8.5리터 공간을 우리는 ‘글로브 박스’로 부르지 않고 위로 뚜껑을 연다는 의미의 ‘톱 박스(Top Box)’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조수석 루프 에어백(Roof Airbag)은 시트로엥이 최초로 도입했다. 차량 충돌 시 에어백이 루프 쪽에서 아래로 길게 내려온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차를 연구한 흔적은 와이퍼에서도 발견 된다. 워셔액이 와이퍼의 블레이드 부위에서 분사되도록 해 적은 워셔액으로 훨씬 깨끗한 창 닦기 효과를 내도록 했다. 대개의 차들은 워셔액 분사 노즐과 와이퍼가 분리 돼 있다. C4 칵투스는 이 와이퍼를 매직 워시(Magic Wash)라고 자랑했다.
기어 박스도 다른 차들과 크게 다르다. 운전자 옆 공간에 지정석처럼 자리잡고 있던 기어박스를 C4 칵투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변속 장치는 센터페시아에 버튼식으로 달라붙었다. 이지푸시(Easy Push)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어 시스템이다. 레버가 아닌, D(드라이브), N(중립), R(후진) 버튼으로 운전 모드를 결정하게 했다.
기어 노브가 있을 자리에는 사이드 브레이크가 팔걸이 모양으로 달려 있다. 여기서 얻은 공간에 가정집 소파 같은 편안한 시트를 배치했고, 수납 공간도 널찍하게 썼다. C4 칵투스의 앞, 뒷좌석은 일체형 소파시트다. 소파시트는 마치 거실의 소파에 앉은 것과 같은 편안함을 준다. 
시원한 개방감을 자랑하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4단계의 자외선 차단막을 적용해 탑승자를 직사광선과 태양열으로부터 보호한다. 358L의 트렁크는 벤치 폴딩 형식의 2열 시트(뒷좌석 전체 폴딩)를 접을 경우 최대 1,170L까지 늘어난다.
시트로엥은 C4 칵투스를 두고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와 경쾌한 디자인으로 완성된 도심형 SUV’라고 정의했다. ‘푸조 2008’로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한불모터스가 또 하나의 매력적인 도심형 SUV로 여세를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파워트레인은 유로 6를 충족하는 PSA 그룹의 1.6 BlueHDi 엔진과 ETG 6 변속기를 조합했다. 최대 출력 99마력(3,750rpm), 최대 토크 25.9kg•m(1,750rpm)의 힘을 내 도심형에 적합하지만 연비는 괴물급이다. 도심 16.1km/ℓ, 고속19.5km/ℓ에 복합연비는 17.5km/ℓ다.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Stop&Start System)도 달렸다.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엔진에는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ystem, 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이 장착됐다. 미립자 필터 앞쪽에 설치된 SCR 시스템은 모든 주행 조건에서 작동한다. 폭스바겐은 실험실 조건에서만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조작해 세계적인 디젤 게이트를 불렀다.
국내 시장에는 Shine, Feel, Live 세 가지 트림이 출시되는데 샤인 2,890만 원, 필 2,690만 원, 라이브 2,490만 원이다. 가격 경쟁력이 수입차로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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