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구르미’ 안에 ‘성스’ 있다, 재밌는 평행이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8.23 13: 30

베일을 벗은 ‘구르미 그린 달빛’은 2010년 안방극장을 강타한 ‘성균관 스캔들’과 닮은 구석이 많다. KBS가 내놓은 또 하나의 청춘 멜로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을 보다 보면 ‘성균관 스캔들’ 속 인물과 설정이 상당히 많이 비슷해 두 작품을 모두 본 시청자들이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인기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까칠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 분)의 사랑을 담는다. 제작진의 홍보 설명은 궁중 로맨스다. 신분과 정체를 숨긴 채 벌이는 사랑,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황금 라인업’이라고 불리는 ‘성균관 스캔들’과 맞아떨어지는 설정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조선 시대 금녀의 공간인 성균관에 들어가기 위해 남장을 한 김윤희(박민영 분)와 올곧은 선비 이선준(박유천 분)의 사랑을 담았다. 여기에 주변 인물인 구용하(송중기 분)와 문재신(유아인 분) 등 4인방의 우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초반 설레는 로맨스와 청춘들의 우정을 담았다면 중반 이후 궁중 암투를 다뤘는데, 이 점 역시 앞으로 ‘구르미 그린 달빛’이 그려나갈 전개와 비슷하다.

까칠하고 장난기 어린 성격으로 자신의 진중한 속내를 감춘 영이의 아픔이 바로 궁중 암투와 관련이 있기 때문. 남장 여자와 남자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은 대표적인 공통점이다. 또한 ‘성균관 스캔들’ 용하는 윤희가 여자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차렸는데 다른 친구들이 아무 것도 몰라 윤희를 남자로 대할 때 홀로 여자로 대한 인물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는 영이와 대립각을 세우는 김윤성(진영 분)이 라온이가 여자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비밀을 지켜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이의 죽마고우이자 영이를 지키는 김병연(곽동연 분)은 어딘지 모르게 ‘성균관 스캔들’ 재신이 떠오르는 복장과 분위기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성균관 스캔들’에서 청춘 4인방은 윤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면 ‘구르미 그린 달빛’은 청춘 4인방인 영이, 라온이, 윤성이, 조하연(채수빈 분)이 모두 사각관계로 얽혀 있어 갈등이 가득할 것이라는 점이다. ‘성균관 스캔들’은 2010년 방영 당시 파격적인 전개였다. 청춘 멜로 사극이라는 퓨전 사극이 젊은 시청자들로부터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선구자적인 작품이다. KBS는 ‘성균관 스캔들’을 이을 수 있는 크게 성공 요소를 비켜나가지 않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내놨다. 비슷한 듯 다른 두 작품을 같은 선상에서 드라마를 본다면 ‘구르미 그린 달빛’의 전개 방향을 예측할 수도, 그리고 두 작품 속 배우들의 매력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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