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멜로 사극은 '흥행불패' 장르로 여겨진다. 실제 MBC '다모'를 비롯해 '해를 품은 달', KBS 2TV '성균관 스캔들', SBS '옥탑방 왕세자' 등 수많은 청춘 로맨스 사극들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환경적 제약이 있는 과거의 어느 시공간,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의 이야기는 시대를 불변하고 언제나 시청자들의 입맛을 당기는 재료인 게 분명하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은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 분)과 까칠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사극이다. 궁궐 안에서 벌어지는 왕자와의 로맨스라는 점에서 '해를 품은 달'을 떠올리게도 하고, 남장을 한 여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는 '성균관 스캔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과연 이 드라마는 역대 인기 청춘 로맨스 사극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가장 끌어당기는 인물은 남자 주인공 박보검이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 바둑 기사 최택 역을 맡았던 그는 '꽃미남' 외모와 올곧은 성품으로 스타 반열에 올랐는데, 이번 맡은 이영 역을 통해서는 연기 변신을 꾀했다.
이영은 일명 '츤데레' 매력이 넘치는 왕자 캐릭터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짓궂게 굴다가도 돌아서면 사랑을 표현하는 '까칠한 왕자'는 사극 로맨스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 설정이다. '옥탑방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이 그랬고, '해를 품은 달' 이훤(김수현 분)이 그랬다. '왕자님'에 대한 환상은 배우들의 성공적인 캐릭터 연기로 극대화됐는데,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왕자 캐릭터를 제대로 그려냈다는 평이다.
호감가는 여주인공의 매력도 청춘 멜로 사극의 흥행을 견인하는 데 한 몫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박보검과 함께 아역 배우에서 청춘 스타로 거듭난 배우 김유정의 출연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줬다. 김유정은 '해를 품은 달'에서 여진구와 애틋한 궁중 로맨스를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남장'을 선택해 한층 풋풋한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남장을 한 김유정의 모습은 '성균관 스캔들' 김윤희(박민영 분)을 떠올리게 하며 기대감을 주고 있다. 박민영은 '성균관 스캔들' 당시 꽃미남 배우들 사이에서 예쁜 외모와 호감을 주는 안정적인 연기로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인기 원작 역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성공을 점칠 수 있게 하는 한 가지 요소다. 이 드라마는 동명의 인기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조회수 1위를 하기도 한 이 작품은 젊은 독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 원작의 이 같은 인기가 드라마 제작의 원동력이 됐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역시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었는데, 원작의 탄탄한 설정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첫 방송 이후 '구르미 그린 달빛'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가 역대 청춘 멜로 사극의 인기를 어느 만큼 물려 받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구르미 그린 달빛'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