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작가 "팩트 기반한 수술, 의학 자문 충실했다" [인터뷰②]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8.23 10: 10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는 절대 뻔하지 않은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전개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켜쥔 작품이다. 주인공 홍지홍(김래원 분)이 그랬고, 유혜정(박신혜 분)이 그랬다. 병원 내 암투나 의료사고와 같은 위기도 있고,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긋나는 지점도 있었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의사와 의사로 대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쉽게 오해받고 상처 받으며 힘겨워하지 않았다. 늘 대화했고, 화해했으며, 서로의 상처를 완벽히 감싸안아줬다. 지난 22일 방송된 18, 19회에서 지홍은 혜정을 보호하고자 잠시 메스를 내려놓았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혜정은 화를 내는 대신 귀여운 애교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지홍 역시 이런 혜정의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였다.
사람과 사람이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만나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겠다던 기획 의도는 한 치의 어긋남고 없었고, 사랑을 하는 일이 얼마나 좋고 대단한 일인지를 매회 깨닫게 했다. 물론 로맨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멜로라는 큰 줄기와 함께 의사로서의 고뇌와 갈등, 성장을 모두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병원이 삭막한 곳이 아님을 제대로 인식시켰다. 환자의 아픔에 함께 눈물 흘릴 줄 아는, 같이 고민하고 손 내밀어줄 줄 아는 혜정이라는 의사의 성장기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23일 마지막회를 앞두고 하명희 작가에게 의학 드라마로서의 '닥터스'의 매력점을 들어봤다.

- 의학물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95년도에 '종합병원'을 6개월 정도 집필했었다. 그 때 병원에서 계속 살다시피 하며 취재를 했었다. 아무래도 취재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의학 드라마 접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병원은 환자와 의사가 공존하는 곳이다. 환자가 의사를 통해 성장을 할 수 있고, 의사도 환자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그런 병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저는 병원, 의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곳이라 그런 이야기를 다뤄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 혹시 시청자들의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거나, 이건 좀 알아줬으면 한다 싶은 부분이 있나?
"'닥터스'는 의학적으로도 퀄리티가 있다. 제가 글을 쓰기 전에 의학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다 만들어 놓고 시작을 했다. 의사 선생님들에게 의학 자문도 충실히 받았다. 의사 선생님들이 도움을 안 주셨시면 의학 드라마는 쓸 수 없기 때문인데, 선생님들이 정말 너무나 잘 도와주셨다. 초반에 양궁 선수 수술도 말이 안 된다고 하시는데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어웨이크 서저리인 각성 수술은 허구가 아니라 팩트가 기반이 되어 있던 거고, 의학 부분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물론 디테일적으로, 실제 의사 분들이 보시면 좀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다른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도 팩트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에피소드는 우리가 만들었지만, 의학적인 부분은 자료 조사를 확실히 했다. 열심히 조사를 했기에 이건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 쟁쟁한 배우들의 특별 출연이 많았고, 이들의 에피소드 속 각 환자들을 통해서 따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나?
"한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의 이야기와 연결이 되어 있다. 남바람(남궁민 분) 같은 경우에는 의료 민영화와 연결이 되어 있고, 마지막 이상엽 씨 이야기는 의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환자, 보호자가 되어 하게 되는 선택의 최전선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는 의사 못지 않게 환자들이 정말 부각이 많이 됐다. 환자도 의락 드라마의 주축이다. 묵직한 배우들이 특별출연을 해주시면서 너무나 연기를 잘해주셔서 시청자들이 이들에게 이입을 할 수 있게 해주셨다. 사실 시청자들은 의사보다 환자들의 이야기에 더 마음이 가지 않나. 그러다 보니 더 몰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드린다."
- 앞으로의 계획은?
"제가 예전에 쓴 소설이 있는데 이걸 각색해볼 생각이다. 이건 드라마 작가가 주인공이다. PC통신 시절에 얼굴을 마주보는 친구보다 잘 모르는, 인터넷 활자로 만나는 사람에게 마음을 터놓는 이야기인데, 현대인의 관계의 피상성과 소통의 이야기를 다룰 것 같다. 소설은 비극이었지만 이건 완전 로코로 바꿀까 생각중이다."/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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