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정' 최강희, 그래도 韓 챔피언 자존심은 지킨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8.23 12: 59

한국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과 중국의 발전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다.
지난해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무너졌다. 감바 오사카와 8강전을 앞두고 흔들린 분위기를 잡지 못해 안방에서는 비기고, 적지에는 패배해 4강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던 전북으로서는 지난해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의 실패는 큰 경험이 됐다. 올해 똑같이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한 전북은 상하이 상강(중국)과 일전을 앞두고 지난해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K리그 클래식 전 경기에서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고 무패를 이어갔다. 중국 언론에서 전북의 최근 31경기 중 패배한 경기가 FA컵에서의 1패밖에 되지 않음을 언급할 정도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에는 피로 누적과 선수단 분위기 관리에서 실패를 했다. 그래서 올해는 피로 누적과 분위기가 깨지지 않도록 준비를 했다.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은 만큼 이번 경기가 원정이지만 승부를 걸어야 한다. 1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 2차전에 부담이 없다. 그래서 내일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하이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건 아니다. 예전부터 중국의 엄청난 투자에 따른 K리그 선수들의 전력 이탈 현상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던 최강희 감독은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클럽들의 약진을 누구보다 경계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는 전북과 경기를 대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5580만 유로(약 708억 원)를 투자해 세계적인 공격수 헐크를 영입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매년 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중국 클럽들을 상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둥 루넝, 베이징 궈안을 만났고, 올해는 장쑤 쑤닝, 상하이, 그 전에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만났다. 매년 중국 클럽들이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중국이 발전을 하는 만큼 우리는 긴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클럽들이 넘지 못할 상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최 감독은 "K리그가 위축되는 것이 안타깝다. 중국 축구의 발전이 K리그는 물론 한국에 위협이 될 것이다. 중국 클럽들의 투자를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중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전북은 K리그 클래식의 챔피언이다. 챔피언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를 하는 만큼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한국 축구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