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쓸 데 없는 걱정은 박보검에 대한 걱정이었다. 배우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장난기 가득하면서 까칠하지만 속내에 깊은 상처와 고뇌가 담겨 있는 왕세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순하면서도 남자다운 성격이 있었던 ‘응답하라 1988’ 최택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 분)의 사랑을 다룬다. 인기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박보검과 김유정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베일을 벗은 드라마는 모두의 예상대로 싱그러운 청춘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했고 박보검과 김유정의 설레는 조합은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했다. 김유정의 능청스러운 남장 연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도 박보검의 확 바뀐 매력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다. 박보검은 장난스러운 행동을 하는 철딱서니 없는 모습이지만 서늘한 눈빛 속에 속내를 알 수 없는 이영으로 탈바꿈했다. 장난으로 숨긴 진중한 눈빛, 박보검 특유의 안정감 있는 목소리가 이영의 매력을 높였다. 박보검의 순식간에 변하는 눈빛을 통해 향후 벌어질 갈등, 그리고 이영이라는 인물이 가진 남모를 아픔이 여실히 전해졌다.
백마디 대사보다 박보검의 눈빛 연기가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다채로운 박보검의 눈빛 변화만 봐도 60분이라는 시간이 후딱 흘러갔다. 올해 초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평상시에는 순하지만 사랑과 바둑에 한해서는 저돌적인 남자 최택을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박보검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응답하라’ 시리즈 출연 배우는 차기작에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는데 박보검이 ‘응답하라 1988’ 주연 배우들 중 비교적 마지막으로 출전하며 성적표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상황. 일단 박보검은 전작을 잊게 하는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드라마의 흥미를 확 높였다. 특히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영이 가진 매력을 모두 전달하며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푹 빠지게 만들었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