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 중점을 두었다".
KIA 타이거즈는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The-K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경남고 좌완투수 이승호를 지명했다. 앞서 kt는 용마고 이졍현, LG는 손주영, 롯데는 용마고 포수 나종덕을 선택했고 4번째 지명순위 가진 KIA는 예상한 듯 이승호를 낙점했다.
이승호는 187cm, 88kg으로 신체 조건이 뛰어나다. 고등학교부터 투수를 시작해 경력이 짧지만 성장세가 남다르다. 투구폼이 부드럽고 연투가 가능한 스태미너와 배짱도 두둑하다는 평가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를 찍었고 예리한 커브가 좋고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올해 12경기에서 51⅔이닝을 던지면서 7승 무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08, 피안타율은 2할5리였다. 9이닝당 볼넷 비율은 2.8개, 삼진율은 9이닝당 12개를 뽑아냈다. LG 1라운드 지명을 잡은 왼손 투수 손주영과 경남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좌완투수를 1라운드에 뽑은 것은 그만큼 쓸만한 좌완요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지훈 스카우트 팀장은 "이승호는 144~145km의 직구를 던지고 커브, 체인지업이 좋다. 단점은 직구 커맨드의 안정감이 부족하다. 하지만 팔 스윙이 부드럽고 유연하다. 또 팀에 왼손 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뽑았다"고 낙점 배경을 설명했다.
KIA는 이승호를 비롯해 2라운드에 건국대 사이드암 투수 박진태를 낙점했다. 180cm, 85kg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박진태는 사이드암 투수로 148km 이르는 빠른 직구가 위력적이라는 평가다. 직구 구속이 꾸준하고,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 당장 실전투입이 가능한 사이드암 투수로 보강했다.
KIA는 이번에 우선지명 유승철(효천고)을 포함하면 7명을 새로 수혈한 셈이다. 1명에 그쳤던 작년과 달리 박진태와 6라운드 성균관대 김용인 등 대졸투수 2명을 뽑아 인창고 강찬영(4라운드), 개성고 송후섭(5라운드), 진흥고 정윤환(9라운드) 등 고졸투수들과 균형을 맞췄다.
강찬영은 190cm의 큰 키에서 내려 꽂는 140km대의 직구가 훌륭하고, 슬라이더가 좋아 발전 가능성을 보고 낙점했다. 송후섭도 189cm의 큰 키를 가진 투수이며, 프로 입단 후 체계적인 지도를 받으면 발전 속도가 빠를 것이란 평가다. 김용인은 직구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아 왼손 원 포인트 릴리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윤환은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제구력이 좋다.
야수는 외야수 2명(광주 동성고 김석환, 덕수고 박정우), 내야수 1명(야탑고 최승주), 포수 1명(경희대 이정훈)을 낙점했다. 김석환은 건장한 체격(187cm, 87kg)에 힘과 정교함을 모두 갖췄고 강한 어깨를 자랑해 차세대의 외야 주전 후보로 기대감이 남다르다. 우선지명 후보로 꼽혔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고향팀과 인연을 맺게 됐다.
박정우는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된 외야수로 하드웨어가 작은 편이지만 발이 빠르고 야구 센스가 뛰어나다. 최승주는 공수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내야수로 향후 전천후 내야자원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정훈은 공수에서 준수한 기량을 갖춘 포수로, 특히 어깨가 강하고 송구 능력이 좋다.
김지훈 스카우트 팀장은 "마운드 보강이 필요해 투수에 중점을 뒀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1,2라운드에서 좌투수, 우투수를 고르게 뽑았다. 투수는 작년과는 달리 하드웨어를 많이 봤다. 당장 쓸 자원들로 대졸 투수들을 영입했고 고졸 투수들은 하드웨어에 중점을 뒀다. 고졸 내야수를 뽑을 생각도 했지만 상위 라운드에서 모두 가져갔다. 결국 마지막에는 투수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
[사진] 2차 1라운드 낙점받은 이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