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과녁을 명중시킨 태극전사들의 활약은 한여름 더위를 잊게 했다.
2016 리우 올림픽이 22일 폐막식을 끝으로 17일 간의 열전을 모두 마친다. 한국이 따낸 9개의 금메달 중 무려 5개가 이 선수들 손에서 나왔다. ‘미녀궁사’ 장혜진(29, LH양궁팀), 남자양궁 구본찬(23, 현대제철), ‘사격의 신’ 진종오(37, KT사격단)가 그들이다.
▲ 올림픽 3연패, ‘사격의 신’ 진종오
진종오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센터서 벌어진 50m 공기권총 결선서 올림픽 신기록인 193.7점을 쏘며 정상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이 종목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에 이어 3연패에 성공했다. 사격 단일 종목에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선수는 진종오가 처음이다.
역경을 이겨냈기에 더 값진 성과였다. 진종오는 사격 남자10m 공기권총 결선서 8명 중 5위에 머물러 올림픽 2연패가 좌절됐다. 한국에 가장 먼저 금메달을 안겨 주리라는 기대가 벗어났다. 진종오 역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50m 결선도 쉽지 않았다. 진종오는 9번째 발을 6.6을 쏘는 큰 실수를 하며 6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진종오는 한발 한발 쏘면서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결국 진종오는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진종오는 “아직 은퇴하기는 이르다. 2020년 도코 올림픽에서 4연패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 신궁계보를 이은 ‘짱콩’ 장혜진
양궁 2관왕 장혜진은 신궁계보를 이었다. 장혜진은 1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양궁장에서 벌어진 2016 리우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전에서 독일의 리자 운루를 세트스코어 6-2(27-26, 26-28, 27-26, 28-2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혜진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관왕을 달성했다.
준결승에서 장혜진과 기보배 한국의 궁사들이 맞대결을 펼쳤다. 장혜진은 시중일관 침착함을 잃지 않으며 친구 기보배를 간발의 차이로 제쳤다. 장혜진과 기보배는 개인전 금메달과 동메달을 독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역대 한국궁사 중 단체전과 개인전을 동시 제패한 선수는 김수녕, 조윤정, 김경욱, 윤미진, 박성현, 기보배가 있었다. 리우에서의 2관왕으로 장혜진은 역대 신궁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한국양궁은 1984년 LA 올림픽의 서향숙을 시작으로 무려 9회 연속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제패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장혜진은 “생각지도 못한 2관왕을 달성해 꿈만 같았다.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 오니 실감이 된다. 애국가를 부르면서 눈물이 났다. 힘들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이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감격했다.
▲ 구본찬, 한국양궁 전종목 석권의 주역
한국양궁은 총 네 개의 메달을 석권하며 최초로 전종목을 석권했다. 한국이 따낸 금메달 9개 중 4개가 양궁에서 나왔다. 그야말로 효자종목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었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구본찬의 활약이 눈부셨다.
구본찬은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서 프랑스의 장 샤를 벨레동(4위)을 세트 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브래디 엘리슨(미국)이 차지했다.
결코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한국은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했던 세계랭킹 1위 김우진이 32강에서 탈락했다. 남은 구본찬과 이승윤에게 짊어진 짐이 무거웠다. 구본찬은 8강 탈락위기서 슛오프 끝에 구사일생 살아남았다. 결승전에서도 구본찬은 패배위기를 수차례 넘겼다.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그 결과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구본찬은 “8강전 슛오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아,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1발이 남았으니 포기하지마'라는 감독님의 말을 듣고 쐈는데 하늘이 내려준 것 같다”고 말해 긍정의 아이콘이 됐다. / jasonse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