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흘러도 日 유턴파 맹활약, 여전한 수준 차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22 15: 01

밴헤켄, KBO 복귀 후 4승 ERA 0.84 위력  
과거 레스·브룸바도 일본 유턴 후 맹활약
한일 프로야구의 수준 차이가 아직 큰 것일까. 세월히 흘러도 변함없는 일본 유턴파 외인들의 활약을 보면 아직도 차이가 분명한 듯하다. 

넥센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이 일본에서 유턴한 뒤 연일 위력을 떨치고 있다. 21일 고척 삼성전에서 복귀 후 최다 8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1사구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복귀 당시에만 하더라도 밴헤켄의 성공에 반신반의하는 시선이었지만 그마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 투구다. 
복귀 후 5경기에서 밴헤켄은 무려 4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0.84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하며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펼치고 있는 밴헤켄은 WHIP 0.72, 피안타율 1할4푼2리, 8볼넷/31탈삼진으로 모든 기록에서 초특급 성적을 찍고 있다. 넥센의 선택이 완벽히 적중한 것이다. 
벤헤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1군 10경기 45⅔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6.31에 그쳤다. 사사구(28개)·탈삼진(35개)의 비율이 엇비슷할 정도로 한국에서와는 천양지차였다. 직구 구속이 떨어진 것이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도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로 리그 평균에 못 미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한국과 일본의 프로 수준 차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수년 전에도 일본 유턴파들이 KBO리그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리그의 특성과 환경, 문화 적응 문제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두꺼운 선수층과 세밀한 스타일의 일본은 여전히 쉽지 않은 무대다. 
지난 2001~2002년 KIA-두산에서 활약한 좌완 개리 레스는 2002년 16승 활약을 발판 삼아 200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지만 13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4.41에 그치며 곧 짐을 쌌다. 2004년 두산으로 복귀하자마자 29경기 17승8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이닝 2위에 올랐다. 
2005년 다시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일본 무대에 재도전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23경기 3승9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 이후 3년이 지나 2008년 두산으로 돌아온 그는 태아의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나기 전까지 6경기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84로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타자로는 우타 거포 클리프 브룸바가 있다. 2003~2004년 현대에서 특급 활약을 인정받은 브룸바는 2005년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로 스카우트됐다. 2005년 124경기 타율 2할6푼3리 118안타 19홈런 57타점으로 기본 역할을 했지만, 2006년 47경기 타율 2할2푼3리 27안타 5홈런 12타점에 그쳐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7년 다시 현대로 돌아온 브룸바는 그해 126경기 타율 3할8리 135안타 29홈런 87타점으로 특급 활약을 펼쳤다. 일본에서 부진이 무색할 정도. 일본에선 2년간 56볼넷/128삼진으로 두 배의 비율을 보였지만, 한국에선 볼넷(385개)이 삼진(382개)보다 많을 정도로 선구안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최근에는 좌완 투수 크리스 세든이 있다. 2013년 SK에서 다승왕에 오른 뒤 2014년 요미우리로 건너간 세든은 10경기 4승5패 평균자책점 4.67에 그치며 방출됐다. 2015년 전반기 대만을 거친 뒤 후반기 SK로 돌아온 세든은 14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5.47의 나쁘지 않은 활약으로 재계약했다. 비록 올 시즌에는 중도 퇴출됐지만 일본에서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었다. /waw@osen.co.kr
[사진] 레스-브룸바-밴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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