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경종 울린 밴 헤켄-차우찬 명품 투수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8.22 06: 10

양팀 합계 19개의 탈삼진이 쏟아진 지난 21일 고척의 밤이었다.
넥센은 22일 고척 삼성전에서 좌완 앤디 밴 헤켄의 8이닝 무실점 완벽투와 이택근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차우찬이 8이닝 2실점 완투를 기록했으나 타선 침묵으로 2연패에 빠졌다.
이날 양팀이 기록한 안타는 11개, 반면 투수들은 총 1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앤디 밴 헤켄이 날카로운 포크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인 11탈삼진을 뽑아냈고 차우찬 역시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활용해 7개의 탈삼진으로 넥센 타선을 요리했다. 9회초 등판한 김세현이 1이닝 1K 무실점을 기록했다.

2회말 외에는 모든 이닝의 숫자가 0에 멈춰 있었다. 넥센은 7안타, 삼성은 4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1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개 이상의 투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구수가 많아지기 마련이지만 이날 밴 헤켄은 8이닝 동안 104개, 차우찬은 8이닝 112개의 공을 던졌다. 양팀 야수들도 실책 없이 둘을 도왔다.
양팀 선발의 호투로 이날 경기는 시즌 최단 시간(2시간 23분)을 경신했다. 종전 경기는 4월 17일 KIA와 넥센의 경기로 2시간 26분 만에 끝났다. 올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연장 포함 3시간 26분.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5분이 늘어났다. 넥센과 삼성은 평소보다 1시간 넘게 빨리 경기를 마친 셈이다.
펑펑 때려 이기는 야구도 재미가 있지만 선수들이 체력을 세이브하고 경기가 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투수전이 필요하다. 최근 KBO 리그의 타고투저 흐름 속 양팀 선발이 동시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경우도 흔치 않은데 이날 밴 헤켄과 차우찬은 나란히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보는 관중들의 눈을 호강시켰다.
특히 차우찬은 토종 투수로서 개인 첫 완투를 기록하며 삼성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이 했다. 올 시즌 17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가 10차례로 팀이 외국인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단비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밴 헤켄 역시 한국 복귀 후 5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에 기쁨을 안겼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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