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지난주 5일 연속 등판 6이닝 투구
흔들리는 한화 마운드 '마당쇠' 역할 톡톡
한화의 마당쇠 투수는 권혁과 송창식만 있는 게 아니다. FA 이적생 심수창(35)도 숨은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심수창은 지난주 한화의 6경기 중 무려 5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5일 투구는 올 시즌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심수창이 처음이었다. 17일 청주 두산전 ⅓이닝 3구를 시작으로 18일 잠실 LG전 ⅔이닝 21구, 19일 LG전 1⅓이닝 14구, 20일 수원 kt전 2⅓이닝 40구, 21일 kt전 1⅓이닝 10구를 던졌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5일 연속 투구한 투수가 있었다. 경찰청에 군입대한 좌완 김기현이 지난해 8월26일 대전 삼성전부터 30일 잠실 두산전까지 5연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김기현은 좌타자 전문 스페셜리스트로 제한된 역할을 맡았고, 5연투 기간 4이닝 63구를 던졌지만 ⅓이닝 투구가 3번 있었다.
심수창은 원포인트 개념이 아니다. 5일간 5경기에서 6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뿌리며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4.50으로 막았다. 홀드를 하나 챙기는 데 그쳤지만, 5일 연속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가 지난주 2승4패에 그쳤지만 심수창의 팀 기여도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지난겨울 FA를 통해 롯데에서 한화로 이적한 심수창은 예상대로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 시즌 44경기에서 81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심수창은 4승5패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6.06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이 조금 아쉽지만 팀 내 5번째 많은 경기 및 이닝 수다.
특히 선발-중간-마무리 보직을 가리지 않고 투입된 게 특징이다. 선발로도 9경기에 등판해 4패를 안았지만 귀중한 1승이 있었고, 마무리로도 8경기에 나와 세이브 2개를 거뒀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질 때도, 마무리투수 자리가 비어 있을 때도 김성근 감독은 가장 먼저 심수창을 호출하며 등판을 명했다.
돌발 상황을 뒤처리 하는 것도 심수창의 몫이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에는 전날 구원등판에도 불구하고 선발이 부족하자 갑자기 선발로 나서 5⅓이닝 2자책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지난 7일 대전 NC전에는 권혁이 헤드샷 사구로 퇴장 당하자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랐지만 1⅓이닝을 실점없이 막아냈다.
매번 불규칙적인 등판 상황이라 쉽지 않지만 심수창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는 "이전 팀에서도 선발·구원을 와면서 던졌다. 경험이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FA 영입 당시 기대했던 심수창의 모습이 5연투란 놀라운 등판 일지에서 잘 나타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