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끝판대장’ 파우 가솔(36, 샌안토니오)이 마지막 올림픽을 동메달로 장식했다.
스페인남자농구대표팀은 22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로이카 아레나1에서 벌어진 남자농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호주를 89-88로 물리쳤다. 지난 2008년과 2012년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던 스페인은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지난 10년 동안 유럽최강자이자 미국의 대항마로 군림했다. 그 중심에는 가솔이 있었다. NBA에서 올스타급 센터로 성장한 가솔이 있기에 누구도 함부로 스페인의 골밑을 넘보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동생 마크 가솔과 서지 이바카가 빠졌다. 스페인의 골밑이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미국도 만 36세의 노장선수가 버틴 스페인 골밑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가솔은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23점, 8리바운드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높이로 페인트존을 공략했다. 기회다 싶으면 3점슛까지 꽂았다. ‘올해의 수비수’ 디안드레 조던도 가솔에게 연거푸 득점을 내주기 일쑤였다. 드마커스 커즌스는 가솔의 영리함에 당해 5반칙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가솔도 미국의 물량공세는 당하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가솔의 힘이 컸다. 가솔은 앤드류 보거트와 애런 베인즈에 맞서 홀로 골밑을 사수했다. 결정적일 때마다 득점을 올려주며 스페인을 이끌었다. 샌안토니오 동료인 패트릭 밀스와 벌인 득점대결은 백미였다. 가솔은 앨리웁 덩크슛까지 내려찍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승부처에서 가솔이 있었다. 가솔은 종료 28.8초전 자유투 2구를 얻어내 침착하게 모두 넣었다. 호주는 밀스가 파울을 지적당한데 이어 데이빗 앤더슨이 결정적 실책을 범해 무너졌다. 가솔은 31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노장인 가솔에게 마지막 올림픽이다. 가솔은 동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와 한 차례씩 대결을 펼쳐서 모두 이겼다. 공교롭게 이들은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고 샌안토니오에서 의기투합한다.
가솔은 숙적인 미국과 3회 연속 올림픽에서 만났지만, 아쉽게 모두 패했다. 그럼에도 가솔은 미국을 가장 위협했던 ‘국제농구의 끝판대장’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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