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결산] 양궁 전 종목 석권과 펜싱 박상영이 남긴 여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6.08.22 05: 14

한국 양궁과 펜싱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지난 17일간의 열전을 뒤로 하고 21일(한국시간) 폐막했다. 한국은 목표로 했던 금메달 10개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순위 8위에 오르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한국 양궁과 펜싱은 4년 전 런던 올림픽서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양궁은 전 종목 석권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반면 펜싱은 박상영의 깜짝 금메달에도 '발펜싱'의 신화를 재현하지 못했다.

▲ 한국 양궁, 전 종목 석권의 신화를 쏘다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서 올림픽 최초로 전 종목 석권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구본찬은 지난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서 프랑스의 장 샤를 벨레동(4위)을 세트 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양궁은 앞서 여자 단체전(장혜진 기보배 최미선)과 개인전(장혜진), 남자 단체전(김우진 구본찬 이승윤)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구본찬의 남자 개인전 우승으로 전 종목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그간 올림픽 무대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올림픽에 걸린 40개의 금메달 중 무려 23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그런 한국 양궁도 이루지 못한 게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이었다. 양궁에 걸린 4개의 금메달 중 3개를 싹쓸이 했지만 매번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놓치곤 했다.
구본찬이 남자 양궁 최초로 2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의 전 종목 제패에 앞장섰다. 장혜진도 2관왕에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활을 잘 쏘는 여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기보배의 여자 개인전 동메달을 더해 이번 대회서 총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성과를 이뤘다. 
▲ 펜싱, 박상영 깜짝 금메달 없었다면
'할 수 있다' 유행어를 만들어낸 박상영의 깜짝 금메달이 없었다면 한국 펜싱은 리우 올림픽서 최악의 성적을 받을 뻔했다. 
한국 펜싱은 런던 올림픽서 금 2, 은 1, 동 3개를 획득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과 함께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한국 펜싱은 이번 대회에 총 14명이 피스트에 올랐다. 에페 6명, 사브르 5명, 플뢰레 3명이 꿈의 무대에 출전했다. 
메달 후보가 즐비했다. 런던에서 금빛 칼을 휘둘렀던 구본길, 김정환, 김지연은 2연패에 도전했다. 1초 오심으로 눈물의 은메달을 땄던 신아람과 여자 플뢰레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던 전희숙과 남현희 등이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개인전과 단체전서 연달아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남자 사브르 베테랑 김정환만이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며 체면치레를 했다.
박상영은 한국 펜싱의 희망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남자 에페 결승전서 임레 게자(헝가리)에게 15-14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땄다.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박상영은 10-14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내리 5점을 뽑아내며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한국 펜싱은 리우에서 박상영이라는 보물을 얻었지만 4년 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세대교체와 함께 산적한 과제를 떠안았다./dolyng@osen.co.kr
[사진] 리우(브라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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