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의 성장이 ‘복면’빨이라는 이들에게 [종합]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6.08.21 15: 43

 “화장품 공장, 섬유공장을 다녔었어요. 다들 음악 하지 말라고 말렸는데..”
음악을 하지 말라고 만류하던 그 아저씨의 이야기를 안 들은 것이 천만 다행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고, 9년간의 노력이 있었고, 그랬기에 지금의 국카스텐이 있다. 보컬 하현우의 ‘복면가왕’ 출연이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데 결정적이기는 했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이 밴드는 언젠가는 빛을 볼 팀이었다.
MBC ‘나는 가수다’ 출연도 외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 음악을 정말 열심히 하는 밴드가 있으니 한 번 들어봐 주세요”라고.

이후 ‘복면가왕’ 출연은 사실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목소리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했고, 대중들과의 친밀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목표는 자신의 음악을 듣게 하는 것이었다. 관심이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하는 음악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국카스텐은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전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스콜(Squall’) 앙코르 공연 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그간의 근황과 공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하현우는 먼저 국카스텐이라는 이름으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국카스텐이라는 밴드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콘서트를 하게 됐다 느낌이 새로웠다. 9년 만에 이렇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밴드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게 힘든 일이다. 음악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관객들과 관계를 맺는다는 게 쉽지가 않다. 이렇게 콘서트를 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행복하고..놀랐던 것은 일흔이 넘으신 분들이 굉장히 많이 콘서트에 오셨다는 거다. ‘몸이 아프셨던 분들이 병이 나았다’, ‘어두운 세상 한줄기 빛이 됐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더라. 누군가의 삶 속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험을 또 하게 됐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복면가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가기 전에 고민이 됐었다. 혼자 하는 거였고,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걱정이 됐었다. 나가서 저의 목소리로 보여드릴 수 있는 하나의 소통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복면가왕’에서 부른 노래를 한다. 대중 분들은 제 목소리에 적응을 하셨고, 복면가왕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친근감이 생긴 거 같다. 저를 더 편안하게 봐주실 수 있고, 자연스럽게 국카스텐의 음악에 귀기울여 주시고 관심 가져주신다”고 말했다.
하현우는 멤버들과 화장품 공장과 섬유 공장을 다니던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자신들에게 음악을 하지 말라고 만류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그는 "저희는 불량품이라고 생각했다. 세상 속에서 융화가 되지 않고 모자른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패배주의 같은 것이 뿌리였다. 분노 같은 것이 강했다. 20대에 세상이라는 게 자유롭고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돼 달콤하게 살 줄 알았는데, 먼지가 풀풀 날리는 건설 현장에 나가있고, 이 친구는 배달을 하고.. 세상과의 간극.. 죽을 수는 없으니까 어떤 방법으로 살아야할까라는 것을 음악으로 채우려고 했던 것 같다. 남들보다 없고 모자르고 그런 감정들이 저희의 자양분이 돼 지금에 와서는 감사하다. 1집 앨범은 제가 들어도 불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카스텐이 전한 이야기들에는 음악을 향한 뜨거운 무언가가 있었다.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겠다'는 말에는 진심이 가득 담겼다. 이들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비단 '복면' 덕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현장이었다.
'스콜'은 지난 6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 5개 도시 총 6회에 걸쳐 진행된 국카스텐의 첫 전국투어다. 이번 전국투어는 국카스텐의 대표곡뿐 아니라 보컬 하현우가 MBC '복면가왕'을 통해 선보였던 선곡들까지 더해져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또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회 매진되는 대기록을 세우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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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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