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야수 나지완이 스스로 FA 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저 바램인줄 알았다. 지난 1월 13일 전지훈련을 앞두고 펼쳐진 체력테스트에 참가한 나지완은 홀쭉해진 몸으로 나타났다. 스토브리그에서 나홀로 맹훈련을 펼치며 몸무게를 10kg 넘게 확 줄였다. 그리고는 "올해는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목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2015시즌 타율 2할5푼3리, 7홈런, 31타점의 낙제성적을 받은 나지완은 절실했다. 무엇보다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팬들의 질타가 컸다. 명예회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게다가 한 시즌만 보내면 FA 자격을 얻는다. 팬심을 돌리고 FA 대박까지 두 개의 숙제를 풀어야 했다. 나지완에게는 동기부여가 확실할 수 밖에 없었다.
목표가 확실해지자 마음가짐이 달라졌고 성적도 달라졌다. 출루의 화신으로 거듭났다. 4할6푼1리로 한화 김태균(.46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KBO리그 선수 가운데 사사구 92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선구안이 좋아졌다. 유인구도 그를 속이지 못했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볼을 기다렸다.
선구안이 좋아지자 다른 지표도 나아졌다. 타율 3할1푼5리, 23홈런, 8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30홈런에 7개를 남겼고 19타점을 더하면 100타점이다. 목표인 3할-30홈런-100타점이 가시화된 것이다. 남은 33경기에서 충분히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개인 최고기록)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홈런은 자신의 역대 최다타이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타점은 2013년 96개를 넘어설 기세이다. 타율도 2014년 3할1푼2리를 경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1.057로 자신의 역대 최고기록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출루만 신경쓴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일 광주 LG전에서 2-2로 팽팽한 8회말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승기를 가져오는 결승포였다. 홈런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서 의도적으로 홈런을 노리고 스윙했다. 바깥쪽으로 들어올 것으로 판단하고 삼진을 각오하고 힘차게 방망이를 돌린 것이 승부를 가르는 결승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제는 해결사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 월척급으로 상승했다. 작년의 성적과 내용을 본다면 나지완은 FA 시장에서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탁월한 성적을 앞세워 FA 가치를 급격히 상승시켰다. 수비가 되지 않더라도 힘찬 공격력을 과시하는 나지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팬심도 회복하고 스스로 FA 가치도 높였다.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알려주고 있는 나지완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