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22, 연세대)의 올림픽 도전은 메달 만큼이나 빛난 4위로 마감됐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레나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리듬 체조 개인종합 결선서 후프(18.216점), 볼(18.266점), 후프(18.300점), 리본(18.116점)을 더해 합계 72.898점으로 4위에 올랐다.
마르가리타 마문(76.483점)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의 동료이자 라이벌인 야나 쿠드랍체바(75.608점, 이상 러시아)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간나 리자트디노바(73.583점, 우크라이나)의 몫이었다.
손연재에게 올림픽은 불굴의 도전인 무대였다.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 리듬 체조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간발의 차로 올림픽 메달을 놓쳤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러시아의 야나 쿠드랍체바와 마르가리타 마문이 예상대로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손연재의 현실적 목표는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와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사이에서 동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손연재는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곤봉을 떨어뜨리는 큰 실수를 범하며 5위의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4년 뒤 그는 달랐다. 흠잡을 데가 없었다. 큰 실수 없이 모든 연기를 마쳤다.
손연재는 런던서 한국 리듬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결선 무대에 오른 데 이어 리우 올림픽서 2회 연속 결선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아시아 선수는 손연재가 유일했다.
유럽의 틈바구니 속에서 홀로 빛났다. 쿠드랍체바와 마문이 일찌감치 1, 2위로 앞서나간 가운데 손연재는 리자트디노바, 스타니우타와 동메달을 놓고 각축을 벌였다.
스타니우타는 곤봉을 떨어뜨리며 경쟁에서 밀려났다. 손연재와 리자트디노바의 박빙 승부였다. 첫 번째 후프 연기는 손연재가 한발 앞섰다. 두 번째 볼은 리자트디노바의 우세였다. 세 번째 곤봉도 리자트디노바의 근소 우위였다. 손연재는 세 종목 모두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리자트디노바가 조금 뛰어났을 뿐이었다.
세 종목 합계 손연재와 리자트디노바와 격차는 0.318점이었다. 손연재는 마지막 리본 종목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아주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후회 없는 연기로 마무리했다. 그리곤 모든 짐을 내려놓자 활짝 웃었다.
손연재는 세계 리듬 체조의 빛난 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리우(브라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