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의 후반기 기세가 매섭다.
서건창은 지난 20일 고척 삼성전에서 2안타 1타점 1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6-5 승리에 기여했다. 그의 시즌 성적은 108경기 137안타(6홈런) 87득점 57타점 21도루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후반기 들어 26경기에서 39안타(3홈런) 20득점 19타점 8도루 타율 3할7푼5리로 활약 중이다.
그의 후반기 '포스'는 128경기에서 201안타를 기록하며 KBO 리그 최초 200안타를 달성한 2014년 그의 모습과 닮아 있다. 서건창은 당시 48도루로 도루 전체 2위를 기록, 빠른 발까지 뽐냈으나 지난해에는 4월초 당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85경기 9도루 타율 2할9푼8리에 그쳤다.
올 전반기만 해도 2014년의 아우라가 쉽게 돌아오지 않는 듯 보였지만 후반기는 다르다. 특히 65차례의 멀티 히트로 역대 최다 멀티 히트 신기록을 세웠던 2014년처럼 후반기 20경기 중 무려 15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올해 멀티 히트 경기는 벌써 46경기로 정의윤(47경기)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그에게 올해의 의미는 지난해 부상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풀 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다 후반기로 갈 수록 오히려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체력 우려도 덜어냈다는 점이다. '한 해 반짝'이라는 오해를 벗은 데다 그의 빠른 발까지 돌아오며 팀의 주장다운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서건창은 최근 3번 타순으로 출장하고 있는데 1번에서도 3할2푼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3번에서도 16타수 5안타 4타점 3할1푼3리의 기록으로 팀 라인업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8푼4리로 리그 8위에 올라 있다. 다시 리그 각종 타격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수준급 타자의 면모를 되찾고 있는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시즌 20도루를 돌파한 20일 경기가 끝난 뒤 "오늘 상대 에이스(윤성환)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뛰어서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벤치의 판단대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의 타격감과 현재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다른 것은 없다. 항상 똑같이 집중하려고 노력하는데 그 부분이 어려운 것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서건창은 후반기 활약 비결에 대해 "코치님들이 체력 안배를 잘 해주시기 때문에 잘 쉬면서 경기에 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제는 그의 '관용구'가 된 "앞으로도 매 타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마지막으로 그는 흙빛으로 도배된 유니폼을 입고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