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 박인비, 전무후무 살아있는 골프 여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8.21 06: 50

박인비(28, KB금융그룹)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전 세계 남녀를 통틀어 골프 역사상 최고의 업적을 쌓은 선수로 남을 전망이다.
박인비는 한국시간 21일 새벽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71, 6245야드)에서 끝난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보기 2개, 버디 7개)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박인비는 116년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에 다시 합류한 여자골프 금메달 수상자가 됐다. 평생 한 번 올까말까한 올림픽 출전 기회를 금메달로 장식한 박인비는 이제 골프 역사상 더 이상 나오기 힘든 페이지를 장식했다.

박인비는 지금까지 쌓은 업적만으로도 충분히 역사에 남을 레전드 골퍼다. 지난 2013년 4월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인비는 2014년 6월 1일까지 이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후에도 2014년 10월 27일부터 2015년 2월 1일, 2015년 6월 15일부터 2015년 10월 25일까지 세계랭킹 선두 자리에 올랐다. 
박인비는 지난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4개의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가능한 타이틀이다. 
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연속(2012, 2013) 상금왕에 오른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 7승 포함 LPGA 통산 17승을 올리는 활약 속에 올해 6월 LPGA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명예의 전당에 이제 올림픽 금메달까지 한 번에 가져간 골프 역사상 전무후무한 골퍼가 됐다. 이를 두고 '골든 그랜드슬램', '골든슬램'이란 단어가 생겼을 정도다. 
특히 올림픽 금메달은 쉽게 딸 수가 없다는 점에서 박인비의 업적은 이후 나오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림픽이 4년에 한 번 열리는 데다가 골프 종목이 2020년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정식 종목을 유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쟁쟁한 세계적인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남자 골퍼도 이루지 못한 대업적이다. 
박인비가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기까지는 녹록치 않은 여정을 밟아야 했다. 올림픽 전 박인비의 경력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당장의 경기력에 물음표가 찍혔다. 여자골프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세리 감독조차 박인비의 부상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지 못할 정도였다.
큰 경기에 강한 박인비라는 걸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상전력은 다양한 루머와 논란을 일으켰다. 올림픽 출전 확정 전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돌고 있는 브라질행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올림픽 출전을 결심하고 나자 이번에는 확실하지 않은 몸상태와 경기력을 문제 삼아 후배에게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에는 은퇴 논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박인비는 꿋꿋했다. 그럴수록 더 골프에 집중했고 결국 실력 하나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고 영광을 스스로 만들어 손에 쥐었다. 
이런 논란들로 인한 박인비의 마음고생은 "골프가 이렇게 긴 게임인 줄 전에는 상상도 못했다. 생각보다 비난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후회없이 경기해보자, 여기서 한 번 보여주자며 어느 때보다 준비를 철저히 했고 그 결과가 나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는 금메달 획득 소감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박인비의 금메달은 대한민국에 9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종합 순위도 10위 안으로 진입했다. 이제 박인비는 이번 금메달을 통해 골프, 대한민국이라는 종목과 국가를 넘어 전 세계 역사에 남을 전설적인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더욱 반가운 것은 박인비가 아직 20대란 점이다. 4년 후 도쿄에서 또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letmeout@osen.co.kr
[사진]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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