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최초 3할-30홈런-100타점도 기정사실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인 121타점 도전도 가능
김재환(28)이 연일 두산 베어스 타자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한화와의 주중 청주 2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김재환은 28홈런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청주 2연전 첫 경기가 있던 16일부터 그는 멈추지 않고 신기록을 썼다. 우선 16일에 홈런을 추가해 지난해 김현수가 세운 두산 좌타자 한 시즌 홈런 기록을 깼다. 그와 타이를 이루고 있던 김재환은 29홈런으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아홉수는 없었다. 17일 청주 한화전에서도 홈런을 추가한 그는 두산 좌타자 최초로 30홈런 고지에도 올랐다. 30홈런은 우타자까지 포함해도 팀 내에서 타이론 우즈(2001년 34홈런) 이후 15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어 희귀할 수밖에 없었다. 구단 역사상 7번째 30홈런이며, 30홈런을 달성한 타자로는 우즈, 심정수, 김동주에 이은 팀 내 역대 4번째다.
20일에도 또 하나의 기록이 탄생했다. 이날 이전까지 99타점을 누적했던 김재환은 20일 잠실 NC전에서 4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경기를 마쳐 시즌 100타점을 이뤘다. 30홈런-100타점 동시 달성 역시 두산 역대 7번째 기록이고, 김재환은 이를 달성한 최초의 좌타자인 동시에 우타자를 포함해도 4번째 인물이 됐다.
그보다 앞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우즈, 심정수, 김동주는 3할 타율도 동시에 해낸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산에서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이 나온 것은 총 4차례다. 우즈가 2회(1998, 2000) 해냈고, 심정수와 김동주도 한 번씩 성공했다.
한국에 외국인 선수가 처음 들어온 1998년 우즈는 타율 3할5리, 42홈런 103타점으로 이를 처음 달성한 동시에 장종훈의 41홈런(1992)을 넘는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후 이승엽이 1999년 54홈런으로 경신)까지 세웠다. 우즈는 2년 뒤 타율 3할1푼5리, 39홈런 111타점으로 맹활약을 재현했다. 그 사이인 1999년 심정수는 타율 3할3푼5리, 31홈런 110타점을 찍었고, 김동주는 2000년 타율 3할3푼9리, 31홈런 106타점을 쌓았다.
김재환은 팀 선배들 중 단 3명만이 이룩했던 3할-30홈런-100타점이라는 대기록을 사실상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30홈런과 100타점이라는 과제는 이미 끝냈고, 타율도 422타석에 들어선 현재 3할4푼7리로 높다. 앞으로 58타수 무안타에 빠져도 3할대 타율이 유지된다. 따라서 규정타석만 채우면 3할 타율은 어렵지 않다.
물론 지금까지 그랬듯 김재환은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는 20일 잠실 NC전 직후 “(30홈런-100타점이) 좌타자 첫 기록이라고 하니 기분 좋다. 누구나 바라는 기록에 다가섰다고 하니 영광스러울 뿐이다”라면서도 “사실 기록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풀타임 시즌이기에 기록에 연연할 정도의 선수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금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두산 프랜차이즈 한 시즌 최다 타점인 김현수의 121타점(2015)도 넘볼 수 있다. 물론 쉬운 기록은 아니지만, 102경기에서 100타점을 쓸어 담은 김재환이라면 잔여 경기에 꾸준히 출전했을 때 불가능도 아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