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 줄 모르고 설치는 무더위에,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리우 올림픽 열기까지, 좀처럼 편한 밤잠을 청하기 어려운 이때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는 또 하나의 짜릿한 레이스가 펼쳐져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자동차 경주로 자리잡고 있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여섯 번째 레이스( SK ZIC 6000클래스)가 20일 일본의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이틀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일본의 영산, 후지산 자락에 자리잡은 후지 스피드웨이는 이 계절이면 변화무쌍한 날씨로도 유명하다. 예선전이 시작 된 20일도 하늘이 짓궂기는 명불허전이다. 햇볕이 쨍하다가도 금방 비구름이 시커멓게 몰려와 빗줄기를 쏟기도 한다. 슈퍼레이스 6전에 참가한 SK ZIC 6000팀은 이 같은 대자연의 위세에 맞서기라도 하려는 듯, 우렁찬 엔진음을 올리며 스피드웨이에서 긴 물줄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올 시즌도 이미 반환점을 돌아 내달리기 시작한 슈퍼레이스는 후지 스피드웨이에만 오면 독특하게 한-일전 구도를 이루는 특징이 있다. 1~3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인 드라이버와 후지에만 오면 유독 강해지는 일본 드라이버 3명의 명레이스가 올해도 펼쳐질 지 주목 되고 있다.
한국인 톱랭커 정의철(엑스타레이싱), 김동은(팀코리아익스프레스), 조항우(아트라스BX)가 수성 의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후지 스피드웨이에 강한 가게야마 마사미, 다카유키 아오키(이상 인제레이싱), 이데 유지(엑스타레이싱)가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다.
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 대표 명문 서킷 후지스피드웨이는 일본에서 많은 팬 층을 거느린 팀106의 팬들이 하나 둘 경기장을 찾기 시작하면서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19일 연습 주행을 했고, 20일 예선-21일 결승 일정으로 진행된다.
정의철은 4라운드까지는 우승이 없었지만 5라운드였던 인제 나이트레이스에서 폴투 피니시를 기록하며 단숨에 선두로 뛰어 올랐다.
김동은(팀코리아익스프레스)은 극과극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전과 2라운드인 주하이 레이스에서 연승을 기록했지만 3, 4라운드에서는 잇달에 리타이어 했던 그다. 하지만 나이트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하며 다시 상승세다.
6000클래스 전통의 강자 조항우(아트라스BX)도 전년 대비 주춤하긴 하지만 한 차례 우승과 꾸준한 포인트 공략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일본 선수들은 일본에서 존재감이 커지는 복병들이다. 작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슈퍼레이스에 합류한 인제레이싱의 가게야마 마사미는 슈퍼레이스 데뷔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가게야마 마사미는 후지스피드웨이에서 87년 데뷔한 이후 30년간 일본 F3, 슈퍼GT, 르망24시에 참가한 베테랑이다.
이데 유지도 후지스피드웨이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2차례 경기에 참가해 2014년 예선 2위, 2015년 예선 1위를 기록했다.
다카유키 아오키는 2013년 시리즈를 끝으로 슈퍼레이스를 떠났다가 올해 다시 돌아왔다. 2013년 슈퍼레이스에서는 4차례나 포디엄에 오른 기록이 있다. /100c@osen.co.kr
[사진] 20일 예선을 시작한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6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