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 나나에게 '굿 와이프' 합류는 신의 한 수인 듯 하다.
이제 나나가 애프터스쿨의 수식어가 없이 연기자 나나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를 통해 성공적인 배우 첫 발을 내딛은 나나를 두고 "이렇게 잘할 지 몰랐다"란 반응이 방송계 안팎에서 들려오고 있다.
앞서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로는 유이가 대표적이었다. 이미 안정된 연기력으로 주연급으로 올라선 유이를 이어 나나의 가능성이 항상 주목받았던 것도 사실. 관계자들로부터 비주얼이나 분위기에서 연기자 포스가 있다는 평을 들어왔던 바다.
하지만 가수로서 쌓은 강한 이미지와 화려한 마스크로 인해 과연 배우로서 유연한 변신이 가능할까 머뭇하는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무대 위 나나를 드라마나 스크린에서 보는 것에 팬들도 어색함이 있을 법 했다.
그러나 '굿 와이프'는 나나에게 성공적인 배우의 길을 열어줬고, 이는 극 중 '김단'이란 캐릭터 덕이 컸다. 나나와 캐릭터가 완벽 조화를 이룬 것.
나나가 분하는 김단은 특유의 재치와 감각, 넓은 인맥으로 사건 해결에 없어서는 안 될 능력 있는 로펌 조사원이다. 하지만 자신의 진심은 타인에게 말하지 않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친구처럼 지냈던 김혜경(전도연 분)의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과 과거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었는데, 태준과의 관계를 "그냥 한 번 이었다. 나한테 그런 거 아무것도 아니잖아”라고 말하고 이후 혜경에게 “변호사님을 알기 전 과거 일이라 말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김단이 그간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교류하지 않았음을 가늠케 한다.
착한 듯 속을 알 수 없고, 털털한 듯 신비로운 김단의 모습이 무대 위 나나의 이미지와 닮아 있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지녔으면서도 어딘가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데 이는 김단과 나나가 공통된다.
더불어 도전정신도 눈에 띄는데, 감정 표현이 어려울 수 있는 양성애자 캐릭터를 덥썩 물며 첫 연기답지 않게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이제 방송 영화 관계자들이 나나에게 작품 러브콜을 보내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 nyc@osen.co.kr
[사진] tv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