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웃는' 김연경, 그래서 더 미안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8.20 09: 33

덤덤하고 당연해 보여서 더 미안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조3위로 8강전에 진출했으나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세계랭킹 11위 네덜란드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0년 만의 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대표팀의 핵심인 김연경은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올림픽서 김연경은 여러가지 역할을 맡았다. 팀내 에이스 뿐만 아니라 통역까지 김연경에게 주어진 역할이 많았다.

먼저 귀국한 선수들이 김연경에 대해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을 정도. 김연경 보다 하루 먼저 입국한 김수지 등은 "만약 경기에만 집중했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낸 바 있다.
김연경은 입국 후 "이번에 많은 역할이 많았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관심도 많이 받아서 적지 않은 부담도 있었는데 끝나서 홀가분하다. 통역을 하거나 해서 경기력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원이 더 갖춰졌다면 편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을텐데 그런 면에서는 좀 아쉽다"고 말했다.
또 김연경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운 결과다. 8강전이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가 선수들이랑 전부 다 펑펑 울었다. 이때까지 고생한 것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만 아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위로했다"고 경기 후 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김연경은 최근 불거진 김치찌개 회식과 자비 회식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8강 탈락 후 배구협회에 대한 비난이 높아진 가운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낸 뒤 펼쳐진 회식자리도 화제였다.
당시 여자 대표팀은 금메달을 딴 직후 김치찌개로 회식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부각이 됐다. 당시 처사에 답답했던 김연경은 직접 사비를 털어 선수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은 "당시 김치찌개로 회식한 건 맞다"라며 말을 아꼈다. 본인이 대접 받아야 할 상황에서도 오히려 선후배 동료들을 대접하는 김연경은 배구 실력 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부분까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심지어 귀국 현장에서도 김연경은 팬들의 부탁을 거의 모두 들어줬다. 피곤한 일정에도 불구하 자신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철저하게 해내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그래서 김연경의 덤덤한 모습에 미안함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궈낸 8강 성적은 분명 기대이상이었고 선수들에게 미안함 마음만 더 커지게 됐다. / 10bird@osen.co.kr  https://www.facebook.com/osennews/
[사진] 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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