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이 다시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이젠 투타의 엇박자를 극복하고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롯데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 주목할 점은 타격에서 좀처럼 활발한 면을 보이지 못했다는 것. 개인적인 타격 사이클이란 것이 존재했지만 롯데는 최근 팀 타선이 집단 침묵에 빠지면서 연패의 기간이 길어졌다. 대신 투수진의 경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투타의 엇박자가 극심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사직 KIA전을 기점으로 롯데 타선은 그동안 맥 없이 물러났던 모습에서 벗어나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18일 경기에서 4-3으로 간신히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타선은 모처럼 9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9안타 이상 경기는 지난 10일 마산 NC전(13개) 이후 7경기 만이다.
그리고 19일 사직 KIA전에서는 모처럼 두 자릿수 안타(17개)를 때려냈다. 지난달 26일 잠실 LG전(17안타) 이후 가장 많은 안타였다.
특히 8월 침묵에 휩싸였던 강민호(타율 0.238), 황재균(타율 0.222)이 각각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3번 오승택(5타수 2안타 2득점)-4번 황재균-5번 강민호-6번 김상호(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까지 10안타 5타점을 합작했다.
팀은 비록 9회 끝까지 추격했지만 9-10으로 역전패했다. 그러나 주축 타자들, 해줘야 할 선수들이 다시금 감각을 회복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중심 타선에서 날카로운 스윙을 만들어낸 것은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현재 정상의 밸런스를 갖추지 못한 팀인 이유가 곧장 드러났다. 8월 들어서 7경기(10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윤길현이 19일 경기에서 무너진 것. 윤길현은 6-4로 앞선 8회초 올라와 나지완에 추격의 솔로포, 서동욱에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고 강판됐다. 이후 김유영(⅓이닝 1실점), 홍성민(0이닝 2피안타 1실점), 이성민(1⅓이닝 1실점)으로 무너졌다. 타선이 폭발하니 이번에는 불펜의 필승조가 말썽이었다. 다른 의미로 투타의 밸런스가 어긋나 버린 셈이다.
결국 타격감의 회복 뿐만아니라 투타의 밸런스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투수력만의 힘으로, 타선만의 힘으로는 절대 승리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롯데의 현재 가장 취약한 점이다. 회복세로 돌아서려는 찰나 다시 투타 밸런스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제 롯데는 5위 보다 9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시즌 49승60패 승률 0.450. 리그에서 kt에 이어 2번째로 빠르게 60패를 당했고, 롯데는 현재 9위 삼성(48승1무59패 승률 0.449)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8위에 불과하다.
더 이상 추락할 경우 영영 5강과는 멀어질 지도 모른다. 그 전에 투타의 밸런스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현실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