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토종 선발승 13승→7승… 힘겨운 성장
평균자책점 등 세부 기록도 하락
kt 위즈의 영건 투수들이 1군 두 번째 시즌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신인 1,2년 차가 꾸준히 1군 엔트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회에도 오히려 성적은 뒷걸음질을 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kt가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여름을 보내고 있다. kt는 지난 시즌 8월 25경기에서 14승 11패로 선전했다. 후반기부터 힘을 내더니 최고의 고춧가루 부대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 8월 13경기서 단 2승(11패)만을 거두고 있다. 투타 모두 침체된 분위기. 특히 선발진이 암울하다. 외국인 투수들은 물론이고 젊은 투수들도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
kt는 1군에 첫발을 내딛은 지난해에 젊은 투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인 투수 3명이 시즌 내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바람에 어린 투수들에게 기회가 더 많이 왔다. 그 중 정대현, 엄상백, 정성곤 등이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았다. 정대현은 26경기서 5승 11패 평균자책점 5.19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냈다. 첫 풀타임에 체력이 문제였으나 비교적 제 몫을 해줬다.
엄상백도 28경기에 등판해 5승(6패)을 챙겼다. 그 중 22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평균자책점은 6.66으로 다소 높았지만 고졸 신인으로 2008년 정찬헌(LG) 이후 7년 만에 100이닝을 돌파했다. 그만큼 기대가 컸고 기회도 많이 받았다. 좌완 정성곤도 20경기(선발 15경기)에 등판했다. 1군과 2군을 오갔지만 시즌 막판에는 선발로 2승을 따내는 등 발전한 모습이었다.
이들이 1군을 거의 풀타임으로 경험하면서 기대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당장 3명의 투수가 모두 선발진 구상에 들어갔다. 시즌 초에는 외국인 투수 3명과 함께 6선발 체제를 운영할 계획도 가졌다. 하지만 계산은 빠르게 무너졌다. 일단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젊은 토종 투수들도 지난 시즌보다 더 부진한 내용을 보였다. 부진으로 인해 보직까지 바뀌었다.
토종 투수 중심이었던 정대현은 올 시즌 17경기에서 2승 7패 평균자책점 7.41을 기록하고 있다. 엄상백은 선발로 부진하면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성적은 35경기(선발 6경기)에서 1승 3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18. 올해 거둔 1승은 구원승이었다. 정성곤 역시 주로 불펜으로 등판했다. 22경기(선발 5경기)에서 무승 5패 평균자책점 5.94의 기록이다.
오히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주권의 잠재력이 터졌다. 주권은 완봉승으로 데뷔 첫 승을 장식하더니 올 시즌 4승(6패)을 수확했다. 21경기(선발 1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은 5.53. 첫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월부터 승이 없으나 그 외 투수들이 부진하면서 유일한 토종 희망이 되고 있다.
그 외 장시환이 선발로 7경기에 나와 1승(7패)을 챙겼다. 박세진은 3경기 선발 등판한 후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결국 토종 투수들이 챙긴 선발승은 7승에 불과하다. 주권의 4승이 없었다면 더 끔찍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토종 투수들이 선발로 13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정대현, 엄상백이 나란히 5승씩을 수확하는 등 고른 활약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주권에게만 선발승이 몰리고 있다.
kt는 현재 40승 2무 64패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9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도 6.5경기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올 시즌도 탈꼴찌는 물 건너갔다. 하지만 kt는 아직 2년 차 구단이다. 올 시즌으로 모든 야구가 끝나는 건 아니다.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이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아직 기회를 받고 있는 영건 투수들이 남은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필요가 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