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간 MVP, ‘타자’로 후보 선정
투수·타자 동시 MVP? 역대 사례 없어
이쯤 되면 본업이 헷갈릴 정도다.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타자 자격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올랐다. 만약 수상한다면 일본 프로야구 역사를 바꾸는 일이 된다.
일본야구기구(NPB)는 19일 ‘8월 일본생명 월간 MVP’ 후보를 발표했다. 오타니는 퍼시픽리그 타자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는 전반기 막판 오른손 중지의 물집 증상으로 후반기에는 제대로 된 투수 출장이 없다. 대신 타자로 전념하고 있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과시라도 하듯 활약이 좋다. 기록만 봐도 월간 MVP 후보 선정은 그냥 쇼가 아니다.
오타니는 18일까지 15경기에 출전, 타율 3할2푼1리(퍼시픽리그 9위), 5홈런(공동 1위), 11타점(공동 4위), OPS(출루율+장타율) 1.066(공동 4위)을 기록 중이다. 이 정도면 타자로도 충분히 월간 MVP 후보에 오를 만한 성적이다. 수상 여부는 앞으로 남은 일정 성적을 지켜봐야겠지만, 일본 프로계에서는 후보 선정 자체만으로도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오타니는 올해 이미 투수로 월간 MVP를 받았다. 지난 6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29의 괴력을 과시하며 이견 없이 MVP를 수상했다. 그런데 8월에는 타자로도 MVP에 도전하고 있으니 혀를 내두를 일이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투수·타자로 모두 월간 MVP를 따낸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오타니는 전대미문의 업적에 도전하는 셈이다.
올 시즌 오타니는 타자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19일까지 75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 18홈런, 47타점을 기록 중이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홈런 리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20홈런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한편 오타니는 로테이션 복귀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초 21일쯤 선발 복귀를 전망하는 시선도 있었으나 아직 밸런스가 맞지 않아 코칭스태프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오타니는 그와 관계없이 계속 투구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18일 불펜에서 60구 정도를 던졌다.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10승-20홈런 동반 도전에 다시 나설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